[기자수첩] 박상철 사회경제부 기자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높이는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작년 8월과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최근 약 10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다섯 차례, 0.50%포인트 한 차례 등 모두 1.75%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지난 4~5월에 이어 이번 금통위까지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이례적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이유는 물가상승을 누르기 위해 강수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6% 급등했다. 이는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앞으로도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높이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당시 한국 기준금리(연 1.75%)와 미국 정책금리(연 1.5∼1.75%)의 상단이 같은 수준으로 높아졌다.

미국 연준이 이달 26~27일 열리는 FOMC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경우 미국 정책금리는 연 2.25∼2.5%로 높아져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이 된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고 원화 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

박상철 사회경제부 기자
박상철 사회경제부 기자

일각에서는 이번 사상 초유 빅스텝 단행으로 인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 시중 은행 등 각 금융기관 대출금리가 동반 인상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대출자들 이자 부담이 증가와 함께 소비가 위축 돼 실물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기업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원자재가격 상승 임금인상 압력으로 체력이 약해진 기업들이 견딜 수 있도록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비롯해 법인세 인하 등 조세부담 완화 정책이 함께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키워드

#기자수첩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