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설레요" 아침부터 긴 출국행렬

26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충북 청주국제공항 출국 수속장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26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충북 청주국제공항 출국 수속장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오랜만에 청주공항에서 해외여행을 가니 너무 설레요."

26일 오전 5시 40분 청주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1층 대합실 적막이 883일만에 깨졌다. 대합실은 저마다 커다란 여행가방을 이끈 채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 등 여름휴가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오는 복장을 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짐칸에 골프용품을 가득 실은 여행객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비어있던 국제선 탑승수속 카운터에는 체크인을 돕는 항공사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른 시간부터 대기행렬은 길게 늘어졌지만, 여행객들 표정에는 짜증보다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26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충북 청주국제공항 출국 수속장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26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충북 청주국제공항 출국 수속장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7시 청주공항에서 베트남 달랏으로 향하는 비엣젯항공 VJ3653 운항편을 탑승하기 위해 찾은 여행객들이다. 226석 규모의 여객기에는 지역 3개 여행사들이 모집한 199명이 탑승했다. 청주와 대전, 충남 부여 등 충청권과 전북 전주 등에서 다양하게 모인 여행객들 대부분은 가족여행, 커플여행, 단합여행 등이 목적이다. 

대전에서 왔다는 김모(59)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청주공항을 통해 중국이나 일본을 자주 오갔는데 국제선이 막혀 아쉬웠었다"며 "그러던 중 청주공항에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소식에 친구들과 바로 예약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여행사들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26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충북 청주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시민들이 대합실로 이동하고 있다. /김명년
26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충북 청주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시민들이 대합실로 이동하고 있다. /김명년

이진무(49) 뉴세림여행사 부장은 "이날 청주공항에서 뜬 달랏행 비행기는 충청권 여행업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비록 정기 노선은 아니지만 국외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청주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서 중부권 거점공항으로의 도약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한국공항공사 청주공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선 이용객은 개항이래 최대치인 262만8천257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1월~6월) 청주공항 국내선 이용객이 158만4천605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4.2% 늘었다. 여기에 올해부터 국제선이 재개됨에 따라 연간 이용객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충북 청주국제공항에서 관계자가 출국장 잠정폐쇄 안내문을 떼어내고 있다. /김명년
26일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충북 청주국제공항에서 관계자가 출국장 잠정폐쇄 안내문을 떼어내고 있다. /김명년

청주국제공항은 7,8월에 걸쳐 베트남 달랏행 6회, 몽골 울란바토르 6회의 부정기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 방역상황 등에 따라 운항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영길 청주공항장은 "늘어나고 있는 국내선 수요와 재개되는 국제선에 맞춰 올해는 연간 최다 이용객을 기록했던 2019년(300만9천51명)을 넘어서는 31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노선 다변화와 접근교통개선 등 지역민의 항공교통 이용 편의가 증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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