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세환 정치행정부·체육 담당

충북도가 성비위와 횡령 등을 저지른 의혹으로 재계약이 미뤄진 운동경기부 감독의 복귀를 위해 벌써 반년 넘게 신규 감독의 채용을 미루고 있다.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본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바람직하다.

게다가 성추행 피해 선수들이 고소·고발 등의 사법 조치를 취하지 않아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결과는 절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다만 감독 없이 남겨진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감독이 임명한 주장 선수가 플레잉 코치 역할을 하며 감독 대행을 한다고는 하나, 플레잉 코치는 감독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본래 플레잉 코치는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서 은퇴를 앞둔 선수가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이다.

전성기에 접어든 28살의 운동선수에게 자신의 훈련과 대회 성적보다 감독으로써 선수들을 챙기라는 것은 어찌 보면 가혹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도는 새로운 감독을 임명하는 데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해당 감독은 지난 2021년 도 운동경기부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도자 생활은 그 이전부터 고등학교 팀을 맡으며 이어왔으나, 그의 성인 팀 감독 경력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적인 국민 스포츠인 축구에서도 감독의 자격증을 5등급으로 나눠 유소년 감독과 프로팀 감독 등을 구분하는 것은 대한축구협회가 심심해서가 아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고교 팀 지도자와 직업 선수들이 모인 실업 팀 감독은 위치와 역할이 엄연히 다르다.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세환 정치행정부·체육담당

의지만 있다면 임시라 할지라도 선수들을 지도하기에 더 능력 있고 더 경험 많은 감독을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승마처럼 돈이 많이 들거나, 크리켓과 같은 비인기 종목도 아니기에 충분히 감독을 구할 수 있을 텐데, 이를 모른 척하는 도의 숨겨진 의중이 궁금하다.

한 명의 감독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도의 "너 아니면 안돼"로 인해 이번 전국체전에서 선수들의 성적이 걱정될 뿐이다.

키워드

#기자수첩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