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정치 관습적 접근 탈피… 현실에 맞게 변화 이끌 것"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청주상당 지역위원장 /김명년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청주상당 지역위원장 /김명년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청주 상당지역구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이 당선됐지만, 당선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결국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후 치러진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면서 사실상 1년이 넘도록 조직을 정비하지 못했던 지역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공모를 통해 이강일 지역위원장을 새롭게 선출했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불거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강일 위원장을 만나 경선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과 해결방안, 지역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앞으로 정치 행보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마음과 당심이 모아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석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청주 상당지역위원장에 이강일 전 서울시의원이 선출, 중앙당으로부터 인준됐다.

이강일 상당지역위원장은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경선에서 34.51%를 얻어 각각 33.3%와 32.18%를 얻은 김형근 전 충북도의장과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을 따돌리고 1순위를 차지했다.

이 위원장은 선출 이후 조직 재편작업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역 출신이지만 주로 중앙에서 활동했다.

이 위원장은 덕성초, 운호중, 세광고, 충북대를 졸업한 후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민주당 전략기획부위원장, 김영춘 전 의원 보좌관, 서울시의원, 이재명대통령경선후원회 사무장, 이재명 대통령후보 청주상당구 공동선대위원장 등 중앙에서 정치활동을 했다.

이에 지역에 내려올 때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청주상당 지역위원장 /김명년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청주상당 지역위원장 /김명년

"제 청년 시절, 청주는 보수성과 청년에 대한 폐쇄성이 강해서 정치 진입이 너무 어려웠다. 큰 포부를 갖고 상경해 벤처사업과 청년 정치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입제의를 받아 현실정치에 참여하게 됐다. 결혼 후 아이들이 태어나며 수도권에 오래 머물게 됐다. 다시 정치를 시작하며 사랑하고 애착이 가는 청주로 귀향하는 것이 당연하다. 더욱이 청주에 선진화된 선거와 정치풍토를 전파하는 것이 시급해 저로 말미암아 새로운 선거와 정치풍토가 정착돼 가기를 기대한다."

이 위원장의 청주 상당구는 충북 정치 1번지로 지역 정가에 미치는 정치 파급력은 어느 지역구보다 크다.

특히 상당구는 여당인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5선)이 버티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이 윤갑근 전 당협의원장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이 낙마하면서 재선거를 통해 정 의원이 당선되면서 5선 고지에 올랐다.

민주당으로서는 그만큼 아쉽고 부담스러운 지역이다.

이 위원장이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바로 제시했다.

자신들의 잘못을 고치면 된다고 강조한다.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것은 우리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다. 결국 우리 잘못을 고치고 바로 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생물처럼 변화하는 정치와 선거를 너무 관념적이고 관습적인 형태로 접근해 가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통하는 방식이나 정치인의 자세조차 현실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위원장의 지역위원장 선출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청주상당구 조직위원장 공모에는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이현웅 전 한국문화정보원장, 박문희 전 충북도의장,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 이강일 전 서울시의원 등 5명이 도전장을 냈다.

이어 이 위원장을 비롯해 김형근 전 도의장과 최충진 전 시의장 간 3인 경선이 결정됐고 박문희 전 도의장·이현웅 전 원장은 1차 컷오프됐다.

경선 결과 이 위원장이 1순위로 선출됐지만 낙선한 김형근 전 도의장 등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자 도당 선관위는 이틀 만에 이 위원장의 당선을 무효한 뒤 차점자인 김 전 의장에게 직을 넘겼다.

그러나 이 같은 도당 선관위 결정에 당내 최종 의결기구인 중앙당 비대위는 '도당 선관위에 당선무효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서 이 위원장은 당선 후 이틀 만에 직을 잃었다가 다시 하루 만에 직을 되찾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의 저항이 있었다. 경선을 통해 어려움이 있었다기보다 크게 아쉬운 것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 자행된 불법적인 선거관리업무와 해당 행위가 여과 없이 우리 사회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지금 이러한 행위를 벌인 사람들과 관리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각을 일깨우고 적절히 책임을 지워야 하는데 온정주의나 개인 관계에 따라 이들을 구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마음을 어렵게 한다."

지역에서의 정치 활동을 펼치는 이 위원장은 해야 할 일이 많다.

조직 재편작업은 물론이고 지역에 자신을 알리는 한편 2년 뒤 총선도 바라봐야 한다.

별도의 일정을 소화할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그러나 가장 우선에 둬야 할 것은 시민과의 소통이라고 이 위원장은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당원 사업과 시민 소통 플랫폼을 설계해 이번 달 전당대회 후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빠르면 10월부터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선거를 바라보는 간다기보다 제대로 소통하고 진정성 있게 시민들에게 다가가면 선거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자신의 당선을 '이변'이라는 생각에 이 위원장은 "변화는 막아설 수 없는 에너지"라고 일갈했다.

"저의 지역위원장 당선을 '기적'이나 '이변'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은 온당치 않다. 막혀 있던 변화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포인트에 제가 불을 댕겼을 뿐이다. 앞으로의 변화를 즐겨주시고 아낌없는 성원을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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