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 네오테크밸리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이 갈등의 도마 위에 올랐다. 7월 26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주민들은 집회를 열고 네오테크밸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토지를 시행사 이익을 위해 강탈당할 수 없다'며 '주민 동의 없이 평생 안식처를 빼앗는 산업단지 개발사업 추진을 철회하라'고 촉구하였다. 이에 앞서 7월 13일에는 사업대상지 내 개별입지 기업들의 모임인 기업인대책위원회도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네오테크밸리 조성사업은 면적 444만1267㎡의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주)신영이 청주시에 신규 산업단지 조성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본격화되었다. 2021년 9월 24일 청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쳤으며, 10월 1일 사업예정지 일대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고시하였다. 택지개발사업의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사업의 필요성이나 타당성에 관한 충분한 검토는커녕,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 과정이 없었기에 민간주도 토지개발사업에 대한 특혜 논란이 제기되었다.

비슷한 시기였던 2021년 9월 14일 충청북도는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를 구상을 발표하였다. 2022~2032년까지 총 6,500여억원을 투자하여 수질을 1급수 목표로 복원하고 수량을 대량 확보하며 친수여가공간을 조성하려는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현재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에 종료될 예정이다. 2014년 이후 시민사회는 미호강의 물환경 개선과 유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2022년 7월 7일에는 유역민들의 바람대로 공식적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마침내 미호강 시대가 본격 개막하였다.

미호강과 주변 지역에 대한 다른 성격의 두 가지 초대형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네오테크밸리 조성사업은 청주시가 관여하고 있는 민간개발사업이고 일방적인 사업추진으로 인해 논란과 갈등이 점점 더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미호강 프로젝트는 충청북도가 주도한 공공개발사업인데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거쳐 협력적 추진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범위로 볼 때 미호강프로젝트가 네오테크밸리 조성사업을 포괄한다. 미호강프로젝트는 보강천 합수부에서 조천 합수부까지가 핵심구간이다. 그 핵심 중의 핵심구간에 개별 개발사업을 불쑥 튀어나온 셈이다.

네오테크밸리 사업예정지는 무심천 합수부 북쪽 미호강 제방 인접지역이다. 이곳은 생명쌀을 생산하는 비옥한 곡창지대이다. 농지 보전을 위해 지정한 농업진흥지역을 대량 포함하고 있다. 청주시가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보전과 여가를 위한 수변생태축으로 설정해 놓은, 경관과 환경을 위해 반드시 남겨두어야 하는 허파 같은 공간이다. 이미 오송읍 일대에도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머지않아 미호강변은 공장과 아파트가 들어차 버릴 것이다. 미호강의 생태성은 악화되고 시민들은 친수성과 조망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문제가 없는 사업은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문제점이 확인된 사업이라면 같은 정권이라도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 청주시 미래의 센트럴파크가 되어야 할 장소에 민간개발 산업단지가 웬 말인가? 더 좋은 청주, 행복한 시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민선 8기 청주시에 바란다. 허파에 대못 박듯이 무분별하게 추진되고 있는 네오테크밸리 조성사업에 대한 시급한 검토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