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에어컨 빵빵 틀고 근무… 무더위 감내 승객 나몰라라

청주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4일 오송역 대합실에서 온도계가 32도를 나타내고 있다. /김명년
청주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4일 오송역 대합실에서 온도계가 32도를 나타내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 충북의 관문인 KTX오송역이 이곳을 찾는 이용객들에게 찜통더위를 선사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오후 3시께 KTX오송역 대합실은 실내온도가 33도에 육발할 만큼 무더웠다. 역을 찾은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실내기온에 당황한 듯 연신 부채를 부치거나, 휴대용 선풍기를 몸 가까이에 대고 더위를 식혔다. 3층 대합실을 꽉 채운 시민들은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무방비 상태로 버티는 모습이었다. 하루 오가는 승객만 평균 2만3천명, 이들은 KTX오송역에서 느낀 불쾌감을 그대로 간직한 채 열차에 오르고 있었다.

휴가를 나온 군인 A(22)씨는 "너무 더워 군복이 다 젖었다"며 "에어컨을 튼 건지 안 튼 건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주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4일 오송역 대합실에서 온도계가 32도를 나타내고 있다. /김명년
청주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4일 오송역 대합실에서 온도계가 32도를 나타내고 있다. /김명년

오송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B(68)씨는 "여름에 올 때마다 더워 버티질 못하겠다"며 연신 부채질을 했다.

C(60대)씨도 "역 내부로 들어오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어야 되는데, 밖과 똑같다"며 "승객에 대한 서비스가 맞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코레일 직원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했다. KTX오송역 내 직원근무 공간의 에어컨 설정온도는 23도였다. 심지어 빈 사무실에도 18도로 설정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송역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오후는 3시부터 5시30분까지 에어컨 설정온도를 26도로 맞춰놓고 운영한다"고 밝혔다.

KTX오송역은 이용객들이 실내온도가 높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은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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