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대학 교육시설 전형… 교내 가장 오래된 건물

충북대학교 제2본관 전경 /김명년
충북대학교 제2본관 전경 /김명년

[중부매일 이지효·김명년 기자]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에 위치한 충청권 거점국립대학교인 충북대학교.

1951년 도립 청주초급농과대학으로 개교해 1953년 청주농과대학으로 승격 후 1956년 4월 도립 충북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1977년에 공과대학, 농과대학, 사범대학, 사회과학대학 설립이 인가되면서 국립 충북대학교로 승격됐다.

1956년 충북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하면서 그해 6월과 12월 각각 신축한 강의동이 04동(제1본관)과 63강의동(제2본관)이다.

충북대 제2본관 당시 모습.
충북대 제2본관 당시 모습.

개교 71주년을 맞은 충북대에 남은 가장 오래된 건물로 1950년대 교육시설의 전형을 보여주는 제2본관.

1955년 9월 5일 착공해 1956년 12월 28일 준공된 제2본관은 지상 2층의 조적조(돌, 벽돌, 콘크리트블록 등을 쌓아 올려 벽을 만드는 건축구조)와 목조 트러스 설치 후 시멘트 기와로 마감했다.

건물은 중앙 주 출입구의 돌출된 현관과 삼각형의 페디먼트(pediment·건물 입구위의 삼각형 부분)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설치해 중앙을 강조하고 모던함을 보여준다.

건축물 전면에 각 실의 난방을 위해 외부에 굴뚝이 설치돼 있고 일정한 형태의 창과 어울려 수직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4년 철거된 충북대 제1본관 모형
2014년 철거된 충북대 제1본관 모형

충북대에는 이보다 먼저 지어진 제1본관으로 사용되던 04동 건물이 안전진단 결과 C등급을 받아 2014년 철거 되면서 제1본관과 가장 유사하게 지어진 제2본관 건물이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남게 됐다.

제1본관이 철거되고 2019년 3월 제2본관도 안전진단 결과 C등급을 받아 안전상의 문제로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이 건물까지 철거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나선 학내 구성원들과 동문들의 요구로 제2본관은 보존·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학교 시설과에서 건축물 구조 안전성 확보를 위해 내진 보강 공사를 추진하는 동시에 기획처에서 학내 의견수렴을 통해 건축물 활용도 제고를 위한 관리 방안을 수립했고 이를 추진했다.

그 결과 이 건물은 현재까지 원형의 구조와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고 당시 우리나라에 건축된 교육시설의 전형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1950년대 충북 지역 대학 교육시설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그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충북대 역사관 안에 전시된 3회 졸업생이 기증한 거울.
충북대 역사관 안에 전시된 3회 졸업생이 기증한 거울.

충북대학교 20년사(1971년)와 대림 60년사(1999년)에 따르면 당시 이 건물을 대림산업주식회사(현 DL이앤씨)에서 시공했다고 알려졌다.

연면적은 1층과 2층 각 947.8㎡로 총 1천875.16㎡로 제2본관, 법학전문대학원, 보육교사교육원, 생활과학대학으로 활용됐으며 명칭도 '제2본관', '구 법전원'으로 다양했다.

이렇게 되살아난 충북대 제2본관 건물은 올해 3월 8일 '충북대학교 역사관'으로 재탄생했다.

역사관 1층에는 박물관에서 역사관 조성을 함으로써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충북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고 대학의 역사자료 열람 및 보관 기능을 하는 아카이브 열람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북카페 등을 조성해 대학 홍보 기능도 갖췄다.

또한 대학원정책실에서 대학원생과 신진연구인력의 융·복합연구, 인적 교류 네트워크 허브 구축을 통해 학내 BK21사업 교육연구단, 교육연구팀의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능을 갖춘 BK라운지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교육 및 연구, 회의, 세미나 공간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충북대 역사관 안에 전시된 1977년 등록금 영수증.
충북대 역사관 안에 전시된 1977년 등록금 영수증.

역사관 2층에는 총동문회 사무실과 총동문회장실을 조성해 동문들과 학교와의 긴밀한 협업관계와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고 동문 명예의 전당 또한 회의실 내 조성할 계획이다. 세미나실에서는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 토론 및 세미나 개최가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첨단강의실에서는 학부 및 대학원생 대상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충북대 역사관은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개방돼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충북대 제2본관 2층 복도 모습. 천장은 당시 정사각형 모양으로 재현했다.
충북대 제2본관 2층 복도 모습. 천장은 당시 정사각형 모양으로 재현했다.

이소영 충북대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안전진단 이후 2020년 11월 TF회의에서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추진을 결정하고 2021년 3월 29일 충북도문화재위원회에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심의 가결 후 보수보강공사를 실시해 충북대 역사관으로 개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학예연구사는 "보수보강공사 때에도 당시 사진을 바탕으로 페인트 색깔과 부자재 등을 최대한 비슷하게 고증하려 했다"며 "목조 트러스 구조의 지붕 등 1950년대 당시 구조물을 그대로 보존했고 건물 밖 창틀과 현판까지도 그대로 재현해 냈다"고 덧붙였다.

목조 트러스 구조의 충북대학교 제2본관 내부 천장 /김명년
목조 트러스 구조의 충북대학교 제2본관 내부 천장 /김명년

특히 충북연구원이 발표한 충북지역 근현대 문화유산 기초조사 -역사기념물 및 건조물을 중심으로- 보고서에는 "이 강의동은 충북대의 역사를 반증할 뿐 아니라 1950년대 건축양식을 이해할 수 있고 일부 충북도민의 성금으로 지어진 만큼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적고 있어 더욱 보존해야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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