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허와 실… 수년째 방치 흉물 전락 우범지대화 우려
성안길 대현지하상가도 운영 중단 위기… 활용방안 절실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속보= 한때 지역 대표 랜드마크였던 청주명암타워가 영업활동 미비와 관리 방치 등의 이유로 급격히 쇄락하고 있다. 특히 명암타워는 수년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영업 중단위기에 놓인 청주 대현지하상가와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8월 11일자 4면 보도>
16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명암타워(관망탑)는 과거 청주 랜드마크로 여겨졌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흡사 폐허로 변한 모습이었다. 인근 인도에는 오랫동안 관리가 안된 듯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고, 계단은 훼손된 채 방치됐다.
타워 내부로 향하는 입구에 위치한 언제 문을 닫았는지 카페의 깨진 유리창 모습은 이곳의 상황을 설명했다. 엘리베이터는 작동을 멈췄고, 빛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나선형 계단 내부는 고요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또 층층마다 비어있는 사무실에는 공사 자재와 이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소품과 물건들이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고스란히 남았다. 게다가 구석 한켠에 놓인 빈 소주병은 사람이 드나들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관리는 물론 폐쇄조차 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손 쉽게 오갈 수 있어 범죄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명암타워가 쇄락한 것은 7여 년이 조금 지났다. 지금은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좀처럼 알기 어려운 건축물이지만 명암유원지를 배경으로 전망대와 카페 등을 갖춘 대표 명소 중 하나였다. 한때 인기 모바일 게임인 '모두의 마블'에서 청주시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주변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A(63)씨는 "10여 년 전만 해도 가족 단위 방문이 많았지만 현재는 주민들마저 외면한 곳"이라며 "지금도 종종 명암타워를 구경하러 온 타지 사람들이 방문하고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명암타워 관리는 운영권자의 권리라 시가 관리를 했을 경우 특혜를 준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관리할 의무가 있는 운영권자에게 권고를 하고 있지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청주지역 한 사업가가 지난 2003년 시유지에 명암타워를 건립하고 20여년 간 사용한 명암타워 운영권은 2023년 6월 다시 청주시에게 넘어온다. 운영권을 넘겨받는 시는 이범석 청주시장의 공약이기도 한 명암타워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명암타워의 슬럼화 과정 배경이 청주 대현지하상가의 상황과 유사하다.
이에 따라 시는 대현지하상가를 환수 받아 청년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활용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 이달 말 대현지하상가 관리 중단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한 공인중개사 B(47)씨는 "청주 성안길에 인접한 지하상가의 슬럼화는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명암타워보다 우범지대로 전락하기 쉽다"며 "이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어들면 성안길 상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