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동작구에는 하루동안 381㎜의 폭우가 쏟아졌다.1907년 서울에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115년만에 최고 기록이다.장마 기간인 지난 6월 25일∼7월26일 한 달간 중부지방 평균 강수량 378mm보다 많았다. 이날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역대 최고치인 141mm의 집중 호우가 내려 순식간에 시가지가 물바다로 변했다.

충북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제천(백운) 292㎜, 청주 242㎜,, 청주(상당) 234㎜, 괴산(청천) 217㎜, 단양(영춘) 212㎜, 제천 209㎜, 충주(엄정) 190㎜, 보은(속리산) 160㎜, 증평 155㎜,, 음성 153㎜, 진천 148㎜, 옥천 57㎜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충남 부여에는 지난 14일 8월 1시간 최다 강수량인 시간당 110.6㎜의 비가 내려 주민 2명이 실종됐다.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기습 폭우로 사망 14명, 실종 6명, 1천379가구 2천28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기후 전문가들은 역대급 폭우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를 지목했다.더 큰 문제는 최근 지구에서 벌어지는 홍수와 폭염, 산불 등 기상 이변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점점 더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해 8월 발간한 기후 변화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을 담은 6차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로 향후 20년 안에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인 1850년보다 섭씨 1.5도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지구 온도 합의가 구체화된 2009년 코펜하겐 회의 당시 지구 온도 상승 폭은 1.2도였다.지금도 지구가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데 1.5도로 높아지면 이상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게 분명하다.

이에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재앙을 피할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기후 변화 영향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서둘러 기상 이변 원인인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고 발표했다.이를 위해 세계 정상들은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유지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모든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파리협정에 서명했다.

환경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하면 킬로만자로 만년 빙하가 사라지고 극단적인 폭우와 폭염이 발생한다.지금 지구가 겪는 상황이다.2도 이상 오르면 북극 생물 대부분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해 바다와 인접한 도시가 가라 앉는다.3도 이상 상승하면 재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 현실로 나타난다.

오늘 기상 이변은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 수 있다.다행히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 수준에서 섭씨 1.5도 상승치까지 제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지키면 최악의 재앙은 막을 수 있다.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다.우리 모두 온난화 주범인 탄소 중립을 실천해 아름다운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