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혁신 기본계획' 구호에 그치면 안 돼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최근 세종시 20대와 40대 공무원의 연이은 극단적 선택을 두고, 공직사회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와 시의회에서도 이 같은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극단적 선택이 업무가중에 따른 이유도 있고, 말못할 개인적인 사정을 견디지 못해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한 경우도 있지만, 공직사회의 잇단 비보가 반복되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민호 시장이 지난 23일에 이어 나흘만인 27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외로움 전담관제' 등 조직문화 혁신계획을 수립해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러한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조직문화 혁신 기본계획'이 구호에 그치거나, 침체된 공직사회를 달래기 위한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구청이 없는 단층제 하에서 운영되는 세종시 근무형태로 인한 과중한 업무 부하를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아무리 좋은 계획이나 구호도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에 근거한다.

이러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는 직원 간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협력을 통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일하기 좋은 세종, 직원이 행복한 세종, 시민이 감동하는 세종'을 목표로 '조직문화혁신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인사·조직·사기진작 분야를 망라한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전담조직(TF)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분과별 회의, 외부 전문가 컨설팅, TF 논의 등을 통해 직원들의 심리적 건강상태를 보살피는 '외로움전담관제'를 도입하는 등 6개 혁신과제를 선정해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보고, 전문인력을 배치해 적극 대처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영국은 2018년 문화부 산하에 '고독부'라는 정무차관급 정부 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난해 2월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임명해 공직사회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고 보다 활발한 조직문화를 도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세종시도 전문 심리상담가를 채용해 전 직원의 근무 여건과 사회적 관계 등을 문진 점검하고, 세종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 함께 '비공개 고민해결 핫라인' 개설 등 심리진단-상담-치유가 연계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요·격무직위에서 능력과 성과를 내는 직원에게 근평가점을 주는 우대직위 운영방식인 '패스트 트랙'을 도입하고, 상급자뿐 아니라 동료·부하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인사운영 보완자료로 활용하는 '3D 입체평가'를 도입·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은 ""면밀한 조직 분석과 다양한 직원 의견 수렴을 통해 표면화된 조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세종시가 실질적인 조직 혁신을 위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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