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최근에 대학 기숙사 선후배들과 용산 역사박물관에 갔다. 이곳은 100년 전 철도병원으로 시작하여 얼마 전까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사용하였다. 박물관이 들어선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철도병원이었다. 용산 역사박물관은 조선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용산의 역사·문화 전반과 미래 비전을 4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전시실에는 일제강점기 철도와 함께 조성된 용산의 도시화 과정과 용산 철도병원의 의료 기능 및 건축 가치를 보여주었다.

용산은 한남동과 이태원 등 외국인 등이 많이 거주하고 외국 대사관이 45개가 있으며, 용산역은 전국으로 연결되는 철도의 중심지, 군사적 중심지다. 그리고 조선 시대 서빙고와 동빙고에는 왕궁에서 사용할 얼음을 저장하였고, 서강, 마포, 용산은 바닷길로 들어오는 각종 물품의 거래 장소였다. 요즘 용산은 K팝의 중심이다. BTS의 소속사와 웹드라마 제작사, 신흥 콘텐츠 제작사들이 용산에 있다. 이를 통해 용산이 K 콘텐츠 강국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어서 대통령이 근무하는 국방부 청사에 갔다. 입구에서 잠시 본 후 전쟁기념관을 갔다. 이 기념관은 전쟁을 단일 주제로 5천 년 민족사를 조망한 대한민국 유일의 전쟁사 종합박물관이다. 가끔 다른 곳에서 군사용 헬기나 비행기, 탱크 등을 보았지만 여기와 비교가 안 된다.

이곳은 선열들의 위국헌신을 기리고, 전쟁의 참상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는 호국 안보 교육 도장이다. 역사 이래 자유와 평화를 거저 얻은 나라는 없다. 평화를 지킬 힘과 능력이 없으면, 평화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냉엄한 교훈이다.

기념관 앞 광장에는 한국전쟁 당시 UN군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을 도와준 16개 병력지원국과 6개의 의료지원국 국기와 전쟁에 참전한 대한민국 육군, 해군 및 해병대, 공군 부대 깃발들이 걸려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외국에 파병한 부대기도 걸려있다.

기념관 입구 야외에 형제의 상이 있다. 6.25 전쟁 당시 국군과 북한군으로 맞서 싸우던 형제가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만난 실화를 조형화했다. 이 동상은 민족의 화합과 단결, 통일에 대한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전사자명비는 창군 이래 6.25 전쟁 및 베트남전 등에서 전사한 국군, 경찰관, 유엔군 전사자의 이름을 새겨 추모하고 있었다.

기념관 야외에는 각종 항공기, 장갑차량, 화포가 전시되어 있다. 전시 중인 병기는 B-52 폭격기, 제2연평해전 당시 치열했던 교전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참수리호 357호정, 한국 해군에서 퇴역한 6인승 대잠 헬리콥터와 미사일이 있다. MGM-52 랜스 호크 대공미사일, 나이키 허큘리스, 현무I, 천궁 대공미사일, 천마 미사일, 홍상어 해성 대함미사일 등 대단한 위력을 보았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우리 일행들은 전쟁기념관에서 대통령이 헌화한 추모 비석 앞에서 묵념을 올렸다. 군 복무를 마쳤지만, 용산 역사박물관과 전쟁기념관에 오니 마음이 숙연해졌다. 국가의 멸망은 대개 도덕의 퇴폐와 종교의 경멸에서부터 온다고 했다. 요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힘이 있는 나라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겠다. 특히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사고관도 중요하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경제나 군사력이나 세계 1등 국가가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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