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물에 새 숨결… 근·현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 조성

조치원1927 전경. / 중부매일DB.
조치원1927 전경. / 중부매일DB.

1927년 설립된 산일제사공장이 삼충편물공장, 한림제지를 거쳐 복합문화공간 ‘조치원1927 아트센터’로 다시 태어났다. 십여 년간 주택가 흉물로 방치돼 있던 옛 한림제지 건물이 도시재생과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탈바꿈해 현재는 도심 속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기존의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 형태가 아닌, 재정비와 리모델링을 통해 탄생한 조치원1927아트센터의 건물은 도시재생사업의 결과물이다. 세종시가 소유하고 민간이 운영하는 ‘조치원1927 아트센터’에서는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 

지난 8월 재탄생한 후 첫 가을을 맞은 '조치원 1927아트센터'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조치원1927아트센터’ 역사적 변천사

옛 정수장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조치원 1927 아트센터. / 표윤지
옛 정수장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조치원 1927 아트센터. / 표윤지

아트센터 설립은 부지 매입부터 완공까지, 1927년 산일제사공장부터 이어져 온 옛 한림제지 공장의 골조와 시설들을 보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아트센터 곳곳에 위치한 옛 공장 시설과 구조물 등은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현대적으로 재해석됐다.

공식 명칭에 붙은 숫자를 통해 유추하듯이 조치원1927아트센터 건물은 1927년 산일제사공장에서 시작됐다.

광복 이후, 삼충편물공장으로 운영되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6년간 조치원 여고 임시 교사로도 사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2003년까지 한림제지 공장으로 운영되다 이후 폐공장으로 방치된 채 십여 년이 흘렀다.

지난 2017년 세종시에서 매입 후, 문화체육관광부 공간재생사업에 선정된 옛 한림제지공장은 세종시를 대표하는 문화 거점 공간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옛 산일제사공장 건물 일부는 2019년 세종시 1호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역사적 의의를 가진 건축물에 문화와 기술을 더한 이 공간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지 않을까 기대된다.

 


 

카페 헤이다

카페 헤이다 속 근린정원 공간. / 표윤지
카페 헤이다 속 근린정원 공간. / 표윤지

조치원1927아트센터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커피와 브런치, 베이커리를 판매한다. 수제 맥주, 와인, 스낵류를 판매하는 캐주얼 펍이기도 하다.

신분증을 제시하는 조치원 읍민이나 여민전 체크카드 이용시, VR 체험관 이용객일 경우 제조음료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중복 할인은 불가능하나 모든 할인이 1회당 4인까지 적용돼 가족 단위 이용객도 배려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벽면에는 도심 속 작은 수목원처럼 잘 가꿔진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반겨줬다. 천장에는 옛 목조틀을 활용해 현대와 근대가 어우러진 시간여행 느낌을 준다.

공간별 다른 콘셉트를 적용한 독특한 인테리어가 이 공간만의 특징이다.

공연과 고전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150여 석 공연장. / 표윤지
공연과 고전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150여 석 공연장. / 표윤지

카페 내부는 공연, 컨퍼런스, 발표,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다목적 홀도 자리잡고 있다. 이 다목적 홀은 뒤쪽 벽면을 가득 메운 책장과 긴 탁자가 놓여 있어 도서관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시에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고전영화, 뮤직비디오 등 영상을 상영해 극장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공간은 현재 크고 작은 각종 회의와 공연을 위한 대관도 이뤄지고 있다.

헤이다 카페 홀에서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외부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가 있으며, 통로로 이어진 별관에는 KT VR 체험관도 마련돼 있다. 

 

학사동

학사동 건물 내부 안. / 표윤지

공장 건물 일부로서 그 자리에 오래 머물러 온 학사동은 옛 정취가 묻어나는 낡은 건물, 그 자체가 전시 대상이다.

2층으로 구성된 건물 내부는 목조 계단과 미닫이문, 화장실까지 보존돼 있어 관람객에게 일제당시 건축물의 구조를 생생히 보여준다.

이곳은 현재 미술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해 본격적인 관람객 맞이를 시작했다.

특히, 개관 전시인 ‘실과 종이가 엮은 기억:다시 쓰는 이야기’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전시중인 전광영 작가의 한지 작품이 걸려 화제가 됐다. 

 

KT VR 체험관

1층 키즈존 VR체험관. / 표윤지
1층 키즈존 VR체험관. / 표윤지

아트센터 별관에 위치한 KT VR 체험관은 12세 이하가 이용할 수 있는 1층 키즈존과 12세 이상부터 이용 가능한 2층 VR존으로 나뉘어 있다.

키즈존은 1회당 50분씩, 하루에 총 8회차까지 운영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모든 VR체험관이 휴관임으로 방문할 시 사전에 참고하면 된다.

키즈존은 화려한 영상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리얼큐브’, AI를 활용해 K팝 댄스르 배울 수 있는 ‘리얼댄스’, 실내 암벽에 매달려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인터랙티브 클라이밍’과 같은 어린이용 VR 서비스를 제공한다. 4세부터 12세까지 입장가능하며 7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보호자와 함께 들어올 수 있다

반면, 2층 VR존에는 총쏘기 후 상품을 얻을 수 있는 아기자기한 게임부터 레이싱, 롤러코스터와 같은 역동적인 체험기기까지 총 7종의 다양한 VR기기들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미디어 아트존’에서 떠나는 소소한 마음여행

1인 전시상영관. / 표윤지
1인 전시상영관. / 표윤지

미디어 아트존은 카페 이용 고객들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조치원 1927 아트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소한 예술작품을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다.

어두운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풍경과 흘러나오는 은은한 음악이 마음의 안정과 치유를 돕는다.

1층 VR키즈존 옆자리에 마련돼 있으며 현재 상영중인 'Art for mind journey'에서는 '영원한 밤', '깊은 숲', '숨쉬는 공간 의자편, 해질녁편, 우주편'의 스크린 작품이 한편 당 30초 내지 3분간 상영된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불멍과 물멍처럼, 이곳 1인 상영관에서 홀로 예술작품을 고요히 감상하며 명상을 통해 마음여행을 떠날 수 있다.

반윤정 조치원1927아트센터 팀장은 “폐공장이었을 당시 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았지만, 어두운 밤이면 동네 분위기에 더욱 스산한 느낌을 줘, 우범 청소년도 많이 모여들었다”고 말하며 “하지만 현재 옛 저수조를 뚫어 바닥에 돌을 메워 길을 만들고, 저수조 옆 데크에 불이 들어오게끔 해 공원처럼 밤에 산책 나오는 주민들이 많아졌다”며 아트센터 건립이 가져다 준 현재의 조치원 분위기를 설명했다. 

현대식으로 재탄생 한 후, 첫 가을을 맞은 '조치원 1927 아트센터'는 아직은 조용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향후 이 공간이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과 연계를 통해 다양한 전시, 공연 등을 개최하며 세종시 원도심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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