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칼럼] 하덕천㈔충청북도사회적기업협의회 이사장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는 전국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고시했다. 89개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시군은 충북에 6개, 충남에 9개의 지자체가 포함되어 있다. 더 나아가 한국고용정보원이 2022년 3월 발표한 소멸위험지역 분석에 따르면 113개 시군구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는 전국 지자체 2곳 중 1곳이 소멸위험지역인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지방 위기의 원인으로 일자리 부족 및 교육·복지 등의 더 나은 정주 여건을 찾아 이주하는 것을 핵심원인으로 꼽았다. 이와 같은 지방의 위기 극복에 마을만들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천년부터 농업정책이 농업에서 농촌으로 확대되면서 농촌지역개발사업, 일명 마을만들기가 마을단위, 권역단위 그리고 지금은 생활권단위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마을만들기의 주요 사업은 정주여건 개선 및 교육·문화·복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초기반시설확충사업, 지역환경개선사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소득증대사업들이다. 이를 통해 전국 곳곳에는 복지회관, 농산물 가공 및 판매장, 로컬푸드 판매장, 커뮤니티센터, 공방, 마을식당, 둘레길 등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 및 스득증대를 위한 다양한 시설이 조성됐고 지금도 한창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몇몇 보고서 등에 따르면 마을만들기로 조성된 시설물의 30%, 많게는 50% 이상의 시설물들이 원래의 취지에 맞게 활발하게 관리·운영되지 못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주민들의 역량 부족 등을 들고 있지만, 공익적 기능의 시설물을 주민들에게 시설물 관리운영을 자립하라고 하는 것은 마을만들기 정책의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마을의 지저분한 냄새나는 환경을 개선하고자, 환경을 정리하고 그곳에 마을의 특징을 살리는 꽃이나 나무를 심어 주민들을 위한 쉼터를 조성하는 등의 마을만들기 활동을 한다. 이런 활동에 더 나아가 함께 꽃차를 만들고, 나무 열매 등을 이용해 효소나 청 등을 만들고, 농산물 판매 및 체험까지 이어지는 지역 축제로까지 발전한다.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마을만들기 활동이 사회적경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령의 독거노인들이 많은 마을에서는 노인을 케어하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공동급식소를 조성해 독거노인들의 식사를 해결하거나 아침·저녁으로 문안 전화를 드리는 등의 케어활동을 한다. 사회적경제는 공동급식소를 통해 주민들의 농산물을 제값으로 구매하여 마을 노인들에게 식사 제공을 함께 방문객을 위한 마을식당으로 발전시키고 있고, 문안인사에 그치던 노인케어활동을 방문요양이나 주간보호센터 등을 조성에 주민이 주민을 케어하는 사회적경제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적경제는 노인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활력있는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농촌지역개발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마을만들기가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마을의 특징을 보면 지역의 자산과 사업을 통해 조성된 다양한 기반시설 그리고 높아진 주민역량을 토대로 사회적경제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런 마을들은 일자리 창출 및 높은 공동체성으로 살기 좋은 마을로 인식되어 대부분 인구수가 늘어났으며 주민들의 정주 여건 및 삶의 만족도가 높다. 사회적경제는 지속적인 마을만들기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며, 더 나아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덕천 ㈔충청북도사회적기업협의회 이사장
하덕천 ㈔충청북도사회적기업협의회 이사장

오늘은 아버지께서 대학병원 검진가시는 날이다. 마을 케어센터에 병원동행서비스를 신청해서 평상시와 같이 출근을 하고, 마을 빵가게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을 시작한다. 점심은 마을식당에서 동네사람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고 수다도 떨어본다. 저녁에는 커뮤니티센터 대강당에서 마을밴드와 함께 신나는 음악에 맞춰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아마도 이런 모습이 마을만들기와 사회적경제가 우리 마을에 녹아든 모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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