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칼럼] 이혜정 ㈔청주YWCA상임이사

기후위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다. 기후변화를 대표하는 시대적 용어도 지구온난화에서 기후변화로, 기후변화에서 기후위기로, 기후위기에서 기후재난으로 변화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정해진 미래였으나, 다가오는 속도와 그 피해가 점점 가속화되어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화된 우리 시대의 문제가 됐다.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티핑포인트 즉 기후임계점의 일부 지표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요소가 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후전문가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가뭄과 폭염, 폭우, 예측할 수 없는 계절의 변화를 당혹스럽게 겪으며 기후재앙을 현재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시사인과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2022 대한민국 기후위기 보고서'에 의하면 '기후위기가 나의 일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라는 답변이 64.5%로 나왔다. 또한 기후위기의 원인이 '인간 활동 영향'이라는 답변이 86.7%, 이들 중 '위기의 근본 원인이 자본주의'라는 진술에도 61%가 동의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고 막을 수도 없이 곧 닥쳐올 불행한 미래이지만, 인류의 삶은 2050년,우리 세대로 그치지 않아야 하기에 회피하거나 외면할 수도 없고 또한 포기할 수도 없다. 눈앞에 다가온 그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UN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부, 시민사회, 심지어 기업까지도 노력하고 있다. 산업화를 통해 지구를 훼손해 온 책임은 실상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 정부에 이르기까지 편리성과 효율성, 부와 성장의 열매를 달콤하게 즐기고 있는 산업화시대의 우리 모두에게 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통해 미래의 자원을 동의없이 가져다 쓴 현재의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이제 우리의 남은 인생은 기후위기시대를 살아야 할 것이다.

기후위기는 나만의 문제만도 아니며 우리 지역의 문제만도 아니며, 경제적인 문제만도 아니며 정치적인 문제만도 아닌, 오늘날 지구에 모든 생명체의 존재가 달려있는 문제이다, 동시에 각 개인이 누리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없는 아주 미시적이고 순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모두의 운명이 달려있는 문제이기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없이 함께 '성찰과 전환'을 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의 기후위기가 자본주의 경제체계로 인한 것이라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경제체계를 선택하고 주류화하면 된다.

모두의 변화와 공동의 대응을 위해 생태친화적 삶의 양식을 잘 구현할 경제시스템을 구상하고 현재적 삶에 접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혜정 ㈔청주YWCA상임이사
이혜정 ㈔청주YWCA상임이사

특정 이해관계에 발목 잡히지 않는 시민들의 주도성 곧 시민중심 거버넌스를 통한 협동의 경제, 연대의 경제체계로 담대한 전환을 해야 한다. 경제주체의 행동변화는 생산과 소비의 '다른' 조직화를 통해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경제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장경제가 아닌 사람과 자연 사이에,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유기적인 연결하고자 하는 공동체적 경제체계이다. 이미 우리 삶의 필수재인 에너지와 먹거리를 지역내에서 순환하는 협동조합과 돌봄과 교육 등 우리 삶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필수노동을 호혜의 관계에서 해결하려는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가 성장과 이윤의 도구가 아닌 '사회적'으로 조직될 때 각 개인의 행동은 비로소 나와 이웃, 자연의 관계를 돌이켜보게 될 것이다. 사회적경제는 좋은 관계재를 만드는 경제이다. 이제 선언을 끝났다. 사회적경제로 실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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