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칼럼] 김동우 논설위원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매력이 있는지, 권위나 권력을 타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자신에 대한 타인의 호불호와 그 정도, 경제적 능력, 사회적 위신, 정치적 권력 등을 알고 싶어 한다. 타인을 움직이게 하는 어떤 자본을 가졌고, 그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말이다.

많은 사람은 주로 '돈'을 '자본'으로 여기며, 그것이 많으면 호감, 분노, 복종 등의 영향력을 타인에게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은 인정투쟁(reception struggle)에 가성비가 가장 높은 자본이다.

'자본(Capital)'은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거나 효용을 높이는 데 드는 밑천'이다. 한마디로 돈만이 아닌 '재화의 집합'이다, 학문과 용도에 따른 정의가 다르고,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경제자본(Economic capital)이다. '화폐'가 대표적이다. 즉시 경제 활동에 이용할 수 있는 현금이다. 화폐로 전환이 가능한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도 있다. 시쳇말로 돈이면 다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세 가지 자본 유형 가운데 영향력이 가장 크다. 자본주의에서는 최고의 자본이라 해도 무방하다.

다음은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이다. '인적자본'이기도 한다. 경력, 학력, 지식, 지혜 등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Bourdieu)가 처음 개념화했다. 그는 '아비투스(Habitus)'를 문화자본에 도입했다. 아비투스는 사회적으로 물려받은 계급적 배경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속적이고 자본으로 치환이 가능한 문화적 취향을 말한다. 아비투스의 수준과 정도, 유무 등에 따라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아비투스는 문화자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구성원 간의 상호이익을 위해 조정과 협동을 촉진하는 규범, 신뢰, 네트워크 등을 말한다. 사회구성원에게 공유된 행동규범이나 공통적인 문화적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써 사회질서를 가능케 해 매우 중요한 자본이다. 대표적 사회자본은 학연, 혈연, 지연 등 연고주의다.

이 세 가지 자본만으로 인간의 삶을 설명하는 데 충분할 듯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고 새로운 자본이 있다고 주장한 학자가 있다. '매력자본(Erotic capital)'이고, 영국 여류사회학자 케서린 하킴(Catherine Hakim)이다.

'Erotic'은 '성애의, 애욕의, 색정적, 호색가' 등의 뜻으로 성적인 외모지상주의를 말하는 듯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다. 그녀는 자신의 저서 <매력자본>에서 "나는 미모와 성적 매력, 자기표현 기술과 사회적 기술 등이 혼합된, 애매하지만 정말 중요한 자본 설명을 위해' 매력자본'의 용어를 만들었다."라고 했다. 매력자본이란 미모, 성적 매력, 건강미, 옷맵시, 사회성, 성적 능력 등을 모두 아우르는 신체적, 사회적 매력의 혼합된 자본인 셈이다. 매력자본의 요소는 6가지다. 1) 미모(beauty)다. 잘 생겨 남들로부터 호감을 받는 얼굴 소유자는 상대적으로 매력자본이 많다. 시쳇말로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라고나 할까? 2)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성애의 몸매(sexual attractiveness)이다. 3) 우아함, 사교와 처세술, 카리스마 등이 뛰어나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 되는 사회적 매력(social skills)이다. 사회적 매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복종(服從)과 흠모 등을 유발한다.

4)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에너지, 유머와 재치가 혼합된 활력(liveliness)이다. 5) 사회적 신분, 권한, 특이성 등을 보이기 위한 패션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이나 코디, 액세서리 등의 사회적 표현력(social presentation)이다, 마지막으로 성적 만족을 줄 수 있는 잠자리 성적 능력(sexuality)이다.

미모와 건강미, 몸매, 능수능란한 사교술과 유머, 패션스타일, 이성을 다루는 테크닉 등을 스스로 따져 보자. 없다면 어떻게 하든 만들어라. 매력자본은 돈이나 재능, 인맥 못지않은 자본이자 자기 가치를 높이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력자본은 경제자본 등 다른 고정적 자본과 비교해 변환이 쉬어 학습, 노력, 관심 등에 따라 그 양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동우 논설위원
김동우 논설위원

하킴의 조사에 의하면, 평범한 사람이 백만 원을 벌 때 비만자는 85만 원을, 매력 있는 남자는 114~128만 원을, 매력 있는 여자는 112~120만 원을 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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