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지난해 말 등장한 챗(Chat)GPT의 열풍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생성형 AI로 대표되는 초거대 AI의 활용 시대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전 세계 관심을 끌고 있다. 초반의 우호적이고 놀랍다는 반응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역할과 한계, 유용성과 유해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생성형 AI가 유용한 수단이 되려면 아직 1∼2년은 더 있어야 할 것이라는 유보적 견해도 등장했다.

챗GPT는 우리나라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깔끔하고 자신만만하게 답했다. 국가에서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계획으로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방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정책이라고 정의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지역 간 격차는 큰 이유로 경제적 이전성의 영향, 산업 집중도, 인프라 부족 및 부적절, 지역별 인력 및 기술 수준의 차이 등을 들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는 지역 균형발전 정책 제안으로 지역의 디지털 인프라 강화, 지역별 산업 분산, 디지털 교육과 기술 지원, 지역 사회의 혁신적 모델을 제시했다. 새로운 혁신 동력으로서 디지털 플랫폼의 역할에 대해 지역 간 협업 및 정보 공유를 촉진하고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답변은 명쾌했지만 디테일이 부족했다. 특히 국내 지역에 대해서는 부정확하고 불충분했다. 시차를 둔 같은 질문에 업그레이드된 답을 내는 등 딥러닝 신경망의 학습 효과를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대답을 무조건적 신뢰하는 것은 무리였다. 검증과 확인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발간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AI BRIEF 특집호'에는 미국 스탠포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 소속 교수들이 챗GPT에 대해 개진한 다양한 관점들이 들어있다. 생성형 AI 모델이 산업과 사회,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는 결론과 함께 긍정적 측면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완벽하게 보완하며, 우리 삶이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정적 측면에서는 세상에 산재하는 편견을 증폭시키거나, 정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현재 개발 단계여서 특정 정보의 정확도는 낮으나 일반 대중들이 느끼는 챗GPT의 위력은 대단한 수준이다. 올해 초 발간된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구글, 오픈AI 등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 모델이 단문 기반 이미지 생성에 성공하며 창의적?상업적 도구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2023년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미국 스탠포드대 페이 페이 리 교수는 생성형 AI를 'AI의 위대한 변곡점'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서 발표한 '챗GPT, 생성형 AI가 가져올 산업의 변화' 자료를 보면, AI 모델이 하나의 과업을 수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과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전산업 기반으로 확장하면서 AI R&D 시대에서 응용의 시대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AI의 자동화 운영, 전망 및 분석, 텍스트나 이미지 생성, 음성 합성, 3D 모델링 등 다양한 기능은 제품 및 서비스 개발?판매에 응용될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업에서 생성형 AI 활용 시 제품설계, 제조 프로세스, 품질관리, 공급망 관리, 로봇공학 및 자동화의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챗GPT 부상과 맞물려 AI 반도체,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 데이터센터 등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세계 AI 반도체 시장규모가 2022년 157억 달러, 2026년 709억 달러, 2030년 2,533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산업 생태계가 튼실한 충북으로서는 새로운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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