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사람마다 '군자'·'논어' 권하는 교장

ㅊ편집자

논어에 매료되고 군자에 꽂혀 주변에 고전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이가 있다. 오랜시간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책읽기와 글쓰기에 매진한 최시선 옥산중학교 교장이 주인공이다. 그가 최근 '논어의 숲에서 사람을 보다'라는 인문학에세이를 출간했다. 그에게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와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최시선 교장이 공부한 논어 관련 책.
최시선 교장이 공부한 논어 관련 책.


'말을 했으면 반드시 행동이 따라야 하는데 이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가 보다. 그렇다면 최고의 방책은 무엇인가? 말을 줄이는 것이다. 행동으로 옮길 수 없다면 그냥 입을 꾹 다문다. (중략) 나는 어떠한가. 눌언민행하며 살아왔는가. 말이 앞선 경우가 허다하다. 군자의 길은 참으로 험난하다.' -'14장 말을 어눌하지만 행동은 민첩하다' 中

'지금의 전라도 강진은 이래서 유명해졌다. 정약용이 가서 새로운 곳으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정약용은 유배지 강진을 누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중략)그리하여 강진은 야만에서 문명의 땅으로 바뀌었다. 군자가 가서 살았기에!'- 30장 '어디에 살아도 누추하지 않다' 中

 

최시선 교장이 '논어의 숲에서 사람을 보다' 책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최시선 교장이 '논어의 숲에서 사람을 보다' 책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최시선 옥산중학교 교장이 오는 5월11일 오후 7시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다락방의 불빛'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한다.

최시선 교장은 논어에 빠져 20여년간 들여다보다가 3년간의 집필 끝에 세상에 내놓게 됐다는 '논어의 숲에서 사람을 보다'는 인문학 에세이다.

그는 지난 2천년대 초반 공영방송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논어 강의에 매료돼 틈나는대로 논어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논어에서 '군자'라는 단어가 무려 107번, 498개 문장 중 86장에 걸쳐 등장한 사실에 주목하고 탐독하며 문장을 노트에 일일이 옮겨 적어갔다.

최 교장은 이번 북콘서트에서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의로움으로 바탕을 삼고, 믿음으로 완성한다', '도를 걱정하지,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다' 등의 메시지를 관객들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그는 "고전이란 당시에도 현재에도 일관되게 관통하는 메시지"라면서 "논어를 읽다가 무릎을 치고 탄성을 지르면서 성인이면서 인간적인 공자를 만나게 됐다"고 발간소감을 밝혔다.

논어의 숲에서 사람을 보다 책 표지.
논어의 숲에서 사람을 보다 책 표지.

이번에 발간한 '논어의 숲에서 사람을 보다'는 최 교장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내려간 구어체 형식으로 총 5편 86장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는 1편은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는 사람', 2편은 '꾸밈과 바탕이 잘 어우러지는 사람', 3편은 '온 세상 사람이 다 형제인 사람', 4편은 '나라에 도가 있으면 벼슬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5편은 '나쁜 자라도 부르면 기꺼이 가는 사람' 등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사례를 담아냈다.

이와 함께 '군자 문장 한눈에 알아보기', '논어 명언 명구 120가지' 등 따로 묶었다.

일례로 '먼저 실천하고 말은 나중에 한다', '승부를 다투지 않는다', '덕을 생각하고 벌을 생각한다',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을 돕는다',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는다' 등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을 나열하고 있는 형태다.

이는 깊이보다 속도를, 배려보다 경쟁에 익숙한 지금 세대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로 묵직한 울림을 전달하고 있다.

최 교장은 "주말마다 군자가 나오는 문장을 읽고 따라쓰면서 사람의 도리와 이상적인 인간상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코로나3년이 논어를 쓰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최시선 교장은 "책이 나오는 날 기쁘고 설레여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환갑에 모르는 걸 배우고 익히며 글을 내어 공유하고 싶었다"면서 "이번 책 발간을 계기로 앞으로 인성교육 지침서로 적극 활용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장이 노트에 옮겨 적은 논어 속 군자.
최 교장이 노트에 옮겨 적은 논어 속 군자.

최시선씨는 충북대학교와 한국교원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진천 광혜원고등학교·음성고등학교를 거쳐 현재 옥산중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소년을 위한 명상 이야기: 이뭣고', '학교로 간 붓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소똥 줍는 아이들', 선생님이 들려주는 붓다의 가르침 '내가 묻고, 붓다가 답하다', 맥락적 근거로 파고든 한글 탄생 비밀 이야기 '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 수필집 '삶을 일깨우는 풍경 소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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