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이야기-태양계 또 있을까?

김용기 /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적외선 눈으로 우주를 탐사하고 있는 스피쳐 관측위성은 얼마 전 행성에 견줄만한 질량을 지닌 갈색왜성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을 발견하여 외계태양계탐사연구에 박차를 가해주었다. 이렇게 작은 별이나 갈색왜성주위를 돌고 있는 얇은 원반이 스피쳐의 적외선눈에 포착이 되었는데 이런 원반을 구성하고 있는 티끌들이 나중에 행성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스피쳐위성은 이들 원반의 질량이 태양질량의 0.8%정도밖에 되지 않음을 밝혀냈다. 이렇게 작은 별 들 주위에 행성들이 존재하는 경우를 꼬마태양계라 하면 질량이 큰 별들이 행성을 지니고 있을 때는 무엇이라 부를까? 전문가들은 극초거성 (hypergiant)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비만태양계라 표현해도 좋을 듯싶다.

이번에 스피쳐의 적외선 눈으로 관측한 자료를 분석하여서 2개의 비만태양계가 발견되어 원반을 지닌 항성의 질량범위가 실제 갈색왜성처럼 질량이 작은 별에서 극초거성처럼 질량이 큰 별까지 아주 넓게 분포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비만태양계를 우리태양계와 비교해보자면 태양의 자리에 극도로 질량이 큰 별이 존재하는 시스템이다. 질량이 큰 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성인별이 되고 난후 자신이 지니고 있는 수소연료를 아주 빨리 소모시키며 수명을 다해 부풀어오르는 거성으로 진화한다. 이별들은 아주 뜨겁고 밝을뿐만 아니라 아주 강한 항성풍을 지니고 있어서 이런 별들주위에는 행성들이 형성되기 어렵다고 지금까지 믿어져 왔다.

그런데 비만태양계에서 티끌을 지닌 원반이 발견된다는 것은 현재 이런 비만태양계에 행성이 존재하고 있거나 나중에 언젠가는 행성들이 형성될것이라고 말할수 있는 것이다. 태양계의 경우 명왕성너머에 쿠우퍼벨트라는 티끌층이 있어 혜성들과 명왕성과 비슷한 크기의 큰 티끌조각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에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인 대마젤란은하에 있는 R66과 R126이라는 2개의 극초거성을 적외선 눈으로 관측한 결과에서 이들 주위를 돌고있는 거대한 질량의 원반이 발견된 것이다.

이 극초거성은 말 그대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뜨거운 별로서 질량은 각각 태양질량의 30배와 70배정도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만일 이들 비만태양을 우리 태양계의 태양위치에 갖다 놓는다면 지구보다 안쪽에 있는 모든 행성들이 이 비만태양의 화염에 완전히 쌓이게 될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별들의 원반들도 부풀어 올라서 태양주위를 돌고 있는 명왕성보다 약 60배정도 큰 궤도를 돌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원반에는 태양의 쿠우퍼벨트에 포함된 질량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의 질량을 지닌 물질이 있는데 이런 티끌구조는 행성형성과정의 첫 번째 단계이거나 마지막단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만일 마지막단계라면 비만태양계의 쿠우퍼벨트를 보고 있는 셈이 된다.

R66과 R126과 같은 비만태양들은 오래 살지 못한다. 수백만년정도의 짧은 생애를 마치고 나면 초신성폭발이란 거대한 폭발현상을 거치기 때문에 행성들이나 생명이 탄생할 여유를 주지 못한다. 설령 행성이 탄생되었다 하더라도 별들이 폭발되면서 행성들이 다 파괴되어 버릴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거대질량의 원반이 행성탄생지역이라고 한다면 우주에서 아주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순간의 현상이 포착되었음을 나타내는 의미있는 발견이 될 것이다.

물론 어떤 학자들은 비만태양주위를 돌고 있는 원반이 작은 동반별주위를 돌고 있는 시스템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작은 동반별은 아직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중력적으로 원반들을 묶고 있는 셈이 된다. 어떤 형태의 별이든 이번에 관측된 원반을 형성하고 있는 티끌들을 자세히 연구해보면 모래성분의 행성 구성 물질이 존재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이번에 발견된 원반이 행성탄생지역임을 시사해 주게 된다. 앞으로 계속되는 관측에서 이번 분석이 확고하게 받아들여진다면 비만태양계의 신비가 한층 더 자세하게 벗겨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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