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세계 환경의 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6월 5일 전후, 환경의 소중함을 보다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환경의 날을 앞두고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지역이슈 중 하나는 미호강 맑은 물 사업의 향방이다. 6월 말 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면 7월부터 10년 향후 10년 동안의 사업 시행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행정 주도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다른 계획들과는 달리, 미호강 맑은물 사업은 몇 가지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시민사회 차원에서 진행해 온 미호강 상생협력운동의 결실이다. 통합청주시 출범 이후 환경단체들은 미호강의 물환경 개선과 유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였다. 소로천가꾸기로 시작하여 주민하천관리활동, 미호종개 보전활동, 미호강유역협의회 결성 등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미호강에 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였으며, 충청북도 미호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둘째 민선 7기에 시작하여 민선 8기로 이어진 충청북도의 연속사업이다. 민선 7기에 충청북도 자체 TF팀 운영 등 미호강 유역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로 2021년 9월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프로젝트' 구상을 발표하였고,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였다.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 이후 충청북도는 사업명을 '미호강 맑은 물 사업'으로 변경하였으며, 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다.

셋째, 민·관이 함께 구성한 미호강포럼의 논의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미호강유역협의회는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협의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충청북도가 이를 수용하여 미호강포럼을 구성하였다. 2022년 10월 미호강포럼 발족식 및 도민원탁회의를 개최하였다. 이후 4개 분과를 중심으로 5~6개월 가량 활발한 논의를 펼쳤으며 정책과제 발굴 및 제안을 마쳤다. 그 결과를 반영한 기본계획 수립이 6월 말 완료될 예정이다.

넷째 김영환 도지사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정책의 잣대가 될 수 있다. 취임 이후 '호수를 가지고 있는 충북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레이크파크의 시작과 중심에 미호강 맑은물 사업이 있다고 강조하였다. 환경파괴적 개발방식이 아니라 환경친화적 활용방안이라는 점도 피력해 왔다. 미호강 사업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정책 성패의 척도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2023년 하반기는 매우 중요한 실험의 시기가 될 것이다. 사업 시행의 초기 단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미호강포럼은 하천유역관리를 위한 몇 가지 중요한 정책과제를 제안하였다. '미호강유역센터'와 '주민하천관리단' 구성 및 운영, 조례 제정 및 펀드 조성, 유역 종합기초조사 실시 및 디지털 정보플랫폼 구축 등이다. 초기부터 시작하여 사업기간 내내 끌고가야 할 핵심사업은 바로 참여협력형 유역관리체계 구축인 것이다.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전면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고, 여건을 고려하여 우선 필요한 사안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도 있다.

최근 충청북도는 미호강 유역 통합물관리 지원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물관리란 수량과 수질, 수생태계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는 개념이다. 지난 3월 13일 환경부와 충청북도는 미호강 통합물관리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하였다. 미호강포럼은 통합물관리의 개념 속에 참여와 협력에 기반한 유역관리 내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합의하였다. 그렇다면 적어도 조례안에 참여형 하천관리활동 전개 및 협력적 거버넌스체계 구축에 관한 규정을 명시해야 할 것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우리 고장은 하천과 유역을 지켜온 굵직한 경험과 성과가 축적되어 있다. 문장대용화온천개발에 맞서 달래강을 지켜왔다. 무분별한 하상구조물 설치를 중단시키고 무심천을 자연형하천으로 복원시켰다. 금강유역의 물환경 개선을 위한 연대협력활동도 주도적으로 펼쳐왔다. 이제 또 하나의 실험을 펼치고 있다. 미호강을 통합적 유역관리의 테스트베드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함께 걸어온 협력의 길을 통해 함께 흘러갈 상생의 강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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