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지난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28회째를 맞았으나 세계적으로는 51번째 환경의 날이다. 1972년 스웨덴 스톨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는 환경보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하였다. 유엔총회는 유엔인간회의 개막일을 환경의 날로 지정하였고 유엔환경계획을 설립하였다. 유엔환경계획은 매년 세계 환경의 날 주제와 개최국을 정해 기념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의 퇴치였다.

플라스틱은 인류가 가장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자원 중 하나이다. 고분자 화합물로 이루어진 인공 재료 또는 그 재료로 만들어진 물건을 말한다. 합성수지라고도 부르며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가 원료이다. 어떠한 모양도 쉽게 만들 수 있으며, 녹슬거나 썩지도 않고, 가볍고 튼튼하며, 열과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생활용품, 가구, 건축재료나 전기부품, 차량, 첨단산업 등 모든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1909년 미국에서 처음 개발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달하여 '플라스틱의 시대'가 펼쳐졌다.

2019년 세계에서 3억6800만톤의 플라스틱 생산되었다. 1년에 1조개 가량의 비닐봉투와 4천8백억개 가량의 플라스틱 물병을 사용한다. 쓰레기를 버리면 일부가 땅에 묻히고 나머지는 호수나 바다로 떠내려간다. 해양쓰레기는 플라스틱류가 압도적이다. 개수로 82%, 무게로 57%를 차지한다. 1년에 400만~1300만톤 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된다. 곳곳에 지도에 없는 섬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북태평양의 쓰레기섬은 우리나라 면적의 15배 이상이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해양쓰레기의 4%만이 부유하며 19%가 해안으로 떠밀려온다. 77%는 바다 속에 침적한다.

플라스틱은 분해되는데 500~700년 가량 소요된다. 소각하면 미세먼지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토양과 해양에 축적되어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해변에 떠밀려 오는 고래 사체를 부검해 보면 수십 ㎏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조던의 유명한 사진을 보면 알바트로스 어미가 새끼에게 플라스틱 먹이를 건네주고 있다. 십장생의 하나인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그물에 갇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쪼개지면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지름 5㎜~1㎛ 크기를 미세플라스틱, 지름 1㎛ 미만을 나노플라스틱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 해변 1㎡ 속에 10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어 있다고 한다. 플랑크톤, 새우, 조개, 물고기 등 바다생물이 먼저 섭취하고,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사람의 몸에 유입된다. 대기 중이나 극지방의 빙하, 생수에서도 검출된다. 2019년 세계자연보전기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사람이 매주 2천여개의 미세플라스틱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게로는 약 5g,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이다. 내분비계 교란 및 암 유발이 가능할 것으로 우려된다. 환경과 건강에 얼마만큼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예측도 할 수 없다.

청주에서는 지난 6월 3일 환경의 날을 기념하며, '쓰레기줄이기 시민행동'과 '2023 청주시민 환경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157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쓰레기줄이기 녹색실천네트워크가 주최하였다. 이날의 공동실천 시민행동은 '잠자는 에코백&텀블러 깨우기'였다. 쓰레기처럼 쌓여버린 친환경 상품에 대한 경각이다. 환경한마당은 자원순환과 환경교육 등 40개의 다채로운 체험부스로 채워졌다. 시민들은 안쓰는 에코백과 텀블러를 가지고 나와 기부·교환하고 공유쿠폰을 획득하여 재미있고 유익한 환경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었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는 쓰레기줄이기 시민실천운동을 펼치고 있다. 쓰레기 문제 도시에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도시로 전환하고 있다. 생활쓰레기의 핵심은 플라스틱이다. 발생량은 점점 많아지는데 재활용률은 저조한 플라스틱, 우선 일회용품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과 소비도 줄여야 한다. 구매한 제품은 가급적 오래 사용하고 폐기할 때는 제대로 분리배출함으로써 자원순환율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용기내서 용기내' 캠페인을 인지하고 있는지,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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