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충청남도는 1989년 직할시로 승격돼 대전과 분리됐다. 이후 별개 광역자치단체로 운영된 지 34년이 지났다. 10년 전인 2012년 충남도청 이전은 80년 대전 시대를 마감하고 도민 품으로 돌아와 내포신도시 시대를 개막했다. 홍성군 홍북읍과 예산군 삽교읍 경계에 위치한 도청사는 2009년 7월 착공해 3년 5개월 만인 2012년 12월 준공했다. 대지 면적 14만㎡에 건축 연면적 10만 4천933㎡, 지하 2층, 지상 2∼7층 규모다. 울타리와 정문이 없다. 도민 누구나 어느 방향에서든 출입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배치했다.

충남과 대전이 분리됐지만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관광공사, 한국은행 등 31개의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몸' 따로 '일' 따로를 번복하고 있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지역 본부·지사는 여전히 충남과 대전을 분리하지 않고 있다. 일부 분리·독립한 기관의 경우, 대전 본부·지사에서 도내 몇몇 시군에 대한 관할권을 갖고 있어 행정구역 불일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관리청 이원화에 따른 공공 서비스 대응력 약화, 업무 혼선 초래 등 다양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도민들도 충남이라는 명칭에 혹해 방문했다가 헛걸음을 하는 등 혼선을 빚는 게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충남'이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는 대전에 위치한 공공기관이 많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분리·독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업무 이원화로 시간적·경제적 낭비와 부담은 도민들 스스로가 감수해야 한다. 이는 지방자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자 220만 충남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최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정부 산하 31개 공공기관에 보낸 서한문을 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오쭉했으면 김 지사가 이들 기관에 서한문까지 보냈을까.

광역자치단체와 공공기관과의 관할 구역 불일치는 도민 불편 등 많은 문제점을 초래한다. 대전과 충남이 분리 된지 34년이 지났지만 공공기관의 행정구역 불일치는 여전하다.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도는 앞으로 TF를 꾸려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충남 본부·지사 분리·독립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충남 본부·지사 분리·독립을 위한 예산 및 부지 확보, 관련 절차 이행을 적극 지원하고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서도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은 국민의 요구와 환경 변화에 항상 열려 있어야 하며 조직편제 또한 이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몸' 따로 '일' 따로인 공공기관들은 220만 충남도민의 혼선만 야기시킨다. '충남'이라는 명칭이 민망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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