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윤식 충북교사노조위원장

2023년 인구 감소지역 현황. / 출처  행안부 홈페이지
2023년 인구 감소지역 현황. / 출처 행안부 홈페이지

오래전에 농촌 마을에 아이 울음소리 듣기 어렵다는 말이 요즘엔 도시에도 들린다. 젊은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은 선택이고 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 딩크족들이 점점 늘고 있다. 아이 낳고 싶어도 출산을 꺼리는 저출산 사회, 이런 환경을 만든 기성세대와 정치인들의 때늦은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지난 4월 한 달, 학교와 지역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충북 10개 시군 교육청과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내 많은 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인해 통폐합 대상에 놓인 학교가 많다는 것이었다. 말로만 듣던 인구소멸, 인구절벽 시대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작년,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기 위해 충북 278억 원, 인구 감소지역인 제천·보은·옥천·영동·괴산·단양은 각각 112억 원~168억 원, 총 1천104억 원의 대응 기금을 교부했다. 지자체는 이를 출산 장려금, 외부인 유입 정착금 지원 등 다양한 인구 유입정책을 시도해보고 있지만, 절대적인 인구감소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로 충북 농산촌 지역, 특히 남·북부권 지역 학교는 입학생 수의 급감으로 조만간 통합 및 존폐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를 보면 2013년 10년 동안 60명 이하 작은 학교가 꾸준히 증가해 초등 10곳 중 1곳(87개교에서 110개교), 중등 10곳 중 2곳(25개교에서 34개교)으로 늘어났다.

충북보다 도서 지역과 농산촌 지역이 많은 전남의 경우엔 1982년 이후 작은 학교 통폐합으로 농어촌학교 828개가 사라졌고, 이로 인해 2020년에는 인구가 1만 7천명이나 감소했다. 과거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통폐합 방식이 초래한 인구소멸의 결과다. 따라서 앞으로는 통합에 따른 학급 단위 학생 수 산정도 지역과 학교 특성을 고려한 입체적인 방식의 종단연구와 정책설계가 필요하다.

충북도 소규모 농산촌 학교가 많은 단양, 영동 지역의 경우 지금 상태를 그대로 두면 상당수의 학교가 분교장으로 격하되고, 이후 폐교순서를 밟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전남처럼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을 10명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조례를 제정해 학교통폐합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한 예로 안정적인 학생 수 확보로 대곡분교와 보발분교까지 유지했던 단양 가곡초는 현재 전교생 23명으로 줄어 조만간 분교장으로 격하될 위기에 있어 분교 격하 기준을 15명 이하로 조정 요구하고 있다.

유윤식 충북교사노조위원장
유윤식 충북교사노조위원장

다음 기고문엔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실효성 있는 학교 통폐합 방안 등에 대해 싣고자 한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거스를 수 없는 학교통폐합, 이제 학교구성원들의 작은 학교 살리기룰 위한 자발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젠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함께 발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이로써 지역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마을 공동체의 허브이며 정신적인 고향과도 같은 학교가 마을을 지켜주는 소중한 자산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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