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윤식 충북교사노조위원장

시도별 폐교 보유현황
시도별 폐교 보유현황

충북교육청은 얼마 전 작은 학교 활성화를 위한 대책 수립을 위해 학교 현장 의견수렴에 이은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충북의 학교 통폐합 정책은 초·중 통합 학교와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위한 기숙형 중학교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초·중 통합 학교 정책은 학교급이 다른 2개 학교를 통합해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활용하는 유형이다. 제천 한송초·중을 비롯해 괴산 연풍초·중, 보은 회인초·중학교 등 농촌형과 충주대소원초·중, 청원생명초·중 등 도심형이 있다.

지난 2021년, 김병우 전 교육감은 '미래지향적인 통합운영학교 육성 방안' 정책토론회를 통해 초·중 통합 학교는 일부 통합교과 교육과정 성과는 있었지만, 제도적·구조적 문제로 인한 물리적 통합에 그쳐 학생 교육력 제고나 학교 운영의 효율성이 크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바로 9년간의 초·중등 급별 교육과정 통합 운영은 초·중 교사 간 교차 수업이 불가능하고 행정업무 과다 등 교직원 근무 여건 또한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로 초·중의 기계적인 통합이 여러 가지 면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최근 이런 부정적인 평가로 인해 면 단위 작은 초등학교와 작은 중학교 간 급별 통합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옥천, 영동의 소규모 학교 어울림 공동교육과정이나 단양 7개 초교 간 연합 운동회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서 면 단위 중학교에도 적용해 보자는 시도도 있다. 급별 통합 과정은 학교 통합 속도 조절은 물론 장기적으로 시설 통합에 따른 교육환경 개선과 스마트 미래학교 공간혁신도 꾀할 수 있다.

이밖에 통합 학교의 교육과정, 예산 편성·집행 등 학교 자율성을 확대하고 책임경영을 위한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도입하자는 요구도 있다.

기숙형 학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적정규모학교 육성추진단'을 구성, 학생 수 60명이 되지 않는 면 지역 중학교 2~3곳을 통합해 거점학교로 육성한 정책이다. 보은(속리산중, 2011년 개교), 괴산(오성중, 2013년 개교), 단양(소백산중, 2017년 개교), 영동(새너울중, 2019년 개교) 기숙형 중학교가 그것이다.

기숙형 중학교 정책은 소규모 학교를 일률적으로 통폐합하면서 정주 여건을 악화시켜 마을 소멸과 인구감소를 가속한 근시안적인 정책이다. 기숙형 학교 또한 절대적인 학생 수로 인해 장차 외지 학생의 유입 없이는 폐교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중장기적으로 학교 통폐합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교육부 권장기준보다 완화된 학생 수 기준을 적용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즉 지역의 교통과 지리적 특성, 생활 여건 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후 추진해야 한다. 단순하게 감소 학생 수에 따라 학교 통폐합을 추진한다면 농어촌 황폐화와 지방 소멸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교육과 지역의 생존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살고, 마을이 살아야 학교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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