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지용제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일본지용제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인 정지용 시인의 시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행사가 바다 건너 일본에서 열렸다.일본에서 한국 시인을 기리는 문학행사 개최는 이례적이어서 한국과 일본 문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지용제'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일본 교토 도시샤 대학과 오사카에서 4년 만에 진행됐다.정 시인의 고향인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하고 교토 도시샤대학 한국유학생회가 주관한 일본지용제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열렸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중단됐다.

도시샤 대학은 일제 강점기 휘문보고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 정 시인이 1923년 입학해 1929년 졸업할 때까지 창작 활동을 펼친 곳이다.대표작 '향수'와 '카페 프란스'가 이 시기에 발표됐다.옥천문화원은 2005년 정 시인이 유학 시절 고향을 그리며 지은 '향수'를 기념하는 시비를 도시샤 대학에 세우고 2009년부터 '옥천 지용제' 행사의 하나로 국제 정지용 문학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일본지용제는 옥천군에서 문화사절단 24명이 참석하고 도시샤 대학 코리아 연구센터, 도시샤 대학 한국유학생회, 주 오사카 한국문화원이 후원했다.

첫 날 옥천사절단은 도시샤 대학을 방문해 두 나라 민간인 교류 방안을 협의하고 정지용·윤동주 시비를 참배했다.7일은 대학 양심관에서 '오래된 새로움의 미의식과 감각'이라는 주제로 정지용 문학 강연과 포럼이 열렸다.8일은 재일 교포 청소년과 유학생, 한글 전공 일본인 학생 등 8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글 작문 콘테스트'가 진행됐다.부대 행사로 옥천지용시낭송협회에서 시낭송, 교토 국제학교와 오사카 건국학교 학생들이 K-POP댄스, 한국 무용, 부채춤을 선보였다.9일은 오사카에서 일본 지용제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시인이 현대 시문학에 기여한 업적은 엄청나다.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등 청록파 시인과 윤동주, 이상을 문단에 등단시킨 주인공이다.한국 시단 3대 천재로 불리는 오장환의 스승이자 구인회 창립 멤버로 현대시 발전에 큰 영향을 줬다.이근배 전 한국시인협회장은 "정지용 시인 자체가 한국 시문학사라고 할만큼 현대시에 끼친 영향은 절대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시인 작품은 6.25 전쟁 시 월북 인사로 알려져 한때 금서 목록으로 지정됐으나 1988년 강제 납북으로 확인돼 앞다투어 출간되고 교과서에도 실리는 등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로 재조명됐다.

올해부터 '향수' 시인 정지용을 기리는 '옥천 지용제'가 5월에서 9월로 변경됐다.올해는 오는 9월 7일에서 9일까지 3일간 옥천읍 정지용 생가 일원에서 열린다.옥천군은 바가지 근절 등 지용제 손님맞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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