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윤식 충북교사노조위원장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변화로 젊은이들의 이농과 그로 인한 학생 수 감소와 학교 폐교는 마을의 소멸을 가속하고 있다. 이미 경기 강원 북부권 지역은 학교 폐교로 마을이 흔적조차 없어진 곳이 많다.

학교와 지역의 생존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작은 학교 살리기로 지역 소멸을 억제하여 지역을 함께 살려내는 농촌정책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유입하려면 지자체는 경제활동 기반을 확충해야 하고 주거 및 마을환경의 쾌적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지역 정주 여건 강화를 위해 지속해서 살 수 있는 농촌 주거공간을 확충해야 한다. 지자체가 주도하여 빌라형 주택을 신축하거나 빈집을 개축해서 저가 분양하는 주택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남 구례·해남 등은 전입 예정자를 위해 빈집 제공과 일자리 제공으로 학생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강진군도 주택 제공과 군민장학재단에서 매달 일정 금액의 유학비 지원과 전국 최고 규모의 육아 수당 지급 등 선도적인 인구 정책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지역도 괴산 감물면과 목도리에 인구 유입책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고, 단양 한드미마을 주민들은 2007년 폐교 위기에 놓인 가곡초 대곡분교를 지키기 위해 한드미 농촌 유학센터를 운영하며 인근 작은 학교 폐교를 막고 있다. 수도권에서 온 초·중학생들이 짧게는 1년, 길게는 3, 4년 농촌 유학센터에 머물며 인근 학교에서 공부함으로써 학생 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사들의 근무 여건 개선도 필요하다. 10년 넘게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농촌 지역에서 살았던 나의 경험상 농촌 지역근무 교사들의 공동관사 확충이 시급하다. 문화 소외지역인 농촌에 거주할 집도 없으니 젊은 교사들이 근무를 기피하고 도시로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북부권 중 인구소멸이 가장 심한 단양은 숙소가 없어 인근 제천에서, 충주·음성은 청주에서, 남부권인 옥천·영동은 청주나 대전 세종에서 장거리 출퇴근하고 있다. 청주 인근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관사 확충률이 상당히 낮아 대부분 교사가 청주로 전입을 희망하고 지역 근무연한도 줄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동관사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이전의 신축 방식보다는 단양·영동 등 인구소멸지역의 경우 충주지역 오피스텔 임대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신축에 따른 재정 부담과 이후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안일 것이다.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이 밖에 남·북부권 근무 교사에 대한 농진 벽지 점수 상향 조정과 지역가산점 부여 등 인사우대 정책으로 기피 지역의 교사 유입정책도 필요하다. 또한, 현재 남·북부권 근무 교사의 지역근무 연한은 정주 여건을 저해하는 요인이므로 폐지가 바람직하다.

마을의 허브인 학교가 농촌 지역 정주 여건을 강화해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지속 가능한 농촌 공동체로 회복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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