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듣고 왔어요" 전통시장서 오픈런… 주말엔 3만명 발길

편집자

시장은 '물건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일정한 장소'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한 공간에서 만난는 장소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리다 보니 시장은 어느새 우리 일상 속에 자리잡아 서로를 이어줬다. 또한 사람들 간 정이 오가면서 정서적으로도 쉴 수 있는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조금씩 쇠퇴했다. 시골지역은 인구감소로 이용객이 줄어들었고 도심지역에 있는 시장은 대형마트,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오랜 세월 지역 주민과 함께 상권을 지탱하는 큰 기둥인 전통시장의 재도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최근 예산군 전통시장이 명실상부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듭나며 전국에 전통시장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산시장. 예산군
예산시장. 예산군


[중부매일 황진현 기자]예산군은 더본코리아와 손을 맞잡고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본격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청년 창업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지난 1월 정식으로 문을 연 예산시장은 오픈 한 달 만에 10만여명이 방문했다. 백종원 대표의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등 핫플레이스로 도약했다.

특히 평일 평균 4천-5천여명, 주말에는 1만명에서 2만명까지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다 시장 바닥 정비와 편의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월 27일부터 한 달여 동안 휴장하고 재정비했다.

휴장 기간 동안에는 점포 신설과 바닥 공사, 화장실 리모델링 등 시장 운영 전반을 점검한 후 재개장 한 예산시장의 인기는 더했다. 지난 4월 1일 재개장한 예산시장은 재개장 이후 한 달 만에 23만여명이 방문했다. 두 달 만에 누적 방문객 68만명이 다녀가고 지난달 기준 80만명이 찾은 명소 중의 명소로 떠올랐다.

예산시장은 재개장 후 평일 6천-7천명, 주말을 비롯한 연휴 기간에는 매일 3만-3만 5천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삽교시장 곱창거리 개장 기념 촬영. 예산군
삽교시장 곱창거리 개장 기념 촬영. 예산군


재개장한 예산시장을 찾는 발길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5월 가정의 달 연휴 특수 속에 추가 창업을 통한 레시피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개장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메뉴는 저렴하고 신선한 제주은갈치를 비롯해 볼카츠, 수제어묵, 만두, 소시지, 고기튀김, 빈대떡, 우동, 꽈배기, 전통주 보틀샵 등이 있으며 기존 메뉴에 풍성한 메뉴를 더해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추가 선발된 청년창업자들은 400여명이 응모해 그 중 10여명이 선발돼 창업자에 맞는 메뉴에 맞춰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서 창업교육을 이수했다. 선발된 창업자들은 해외유학, 골프장, 이불가게, 카페 등에서 다양하게 사회경험 이력을 가진 이들로 각자의 개성에 맞는 창업메뉴로 매칭됐다는 군의 설명이다.

예산시장은 전국 1500여 개 전통시장 가운데 최초로 '위생안심시장'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시장 내외부 총 23개소가 위생 등급을 지정받았다. 특히 18개소가 '매우우수' 등급을 받으며 기존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탈피해 깨끗하고 위생관리가 철저한 시장으로 인정받아 식약처의 '위생안심시장 조성' 선도모델이 될 전망이다.

예산시장의 대성공과 함께 예산군은 대한민국 기초자치단체 브랜드 평판 빅데이터 분석 결과 전국 226개 지자체 중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까지 전국 지자체와 연구원, 중앙부처 등 70여 곳에서 예산시장에 벤치마킹을 다녀가는 등 지역을 선도하는 발전의 롤모델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예산시장 음식점 위생등급 지정업소 현판식 기념촬영. 예산군
예산시장 음식점 위생등급 지정업소 현판식 기념촬영. 예산군

활성화된 예산시장에 청년 창업인의 유입되면서 예산군의 인구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 7만 9천571명이던 예산 인구는 올해 1월 7만 9천657명으로 81명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2월에는 699명, 3월 343명, 4월 306명이 늘었다. 4월 말 기준 인구는 8만 1천3명을 기록했다. 2021년 붕괴됐던 8만명대를 다시 회복한 것이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인구감소에 시달리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생활인구도 급증했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등록인구 외에도 처음 방문한 곳에서 어떤 매력 등을 느껴 월 1회 이상 다시 찾아, 3시간 이상 머물다 간 인구다. 군도 이 기세를 몰아 '생활인구' 유입을 위해 전략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예산시장은 몰려드는 관광객, 활기 넘치는 지역경제 외에 청년 창업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낳고 있다.

군은 예산시장을 청년 창업의 메카이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디딤돌로 삼아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대표적인 노력의 결과로 2023년 국토교통부 지역활력사업 공모에 충남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예산시장. 예산군
예산시장. 예산군

이에 군은 청년창업자 위주의 민간주택 조성(68억원), 예산타운 버스 스테이션(16억원), 청년레지던스 플랫폼 조성(43억원), 일자리 연계사업(7억원) 등 다부처 사업을 조화롭게 구성해 예산 청년과 함께 만들어가는 '신활력 업타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에 또 다른 활력을 불어넣어줄 예산군 삽교시장 곱창특화거리도 지난달 30일 문을 열었다.

군은 2018년부터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개선사업으로 36억원을 투입, 삽교시장을 새로 단장해 곱창특화거리를 조성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모집된 6개의 상가 입점자를 대상으로 더본코리아의 메뉴 컨설팅 교육을 실시했다.

군은 예산군의 8미 중 하나인 '삽교 곱창구이'가 더 친숙한 음식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신메뉴 개발 및 컨설팅 용역을 더본코리아에 의뢰했다.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는 이 지역에 많은 사과나무를 이용한 훈연 칩으로 구운 훈연 곱창 모둠구이 등 점포별로 특색 있게 돼지곱창 메뉴를 선보이도록 했다.

삽교시장은 1927년에 문을 열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시장이지만, 이용객이 줄면서 상권이 침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산군은 2018년부터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개선사업의 하나로 삽교시장을 새로 단장해 곱창특화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예산군은 예산시장에 이어 삽교시장이 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산군 전통시장이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의 롤모델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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