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간 작업으로 힘들지만 한명이라도 더 돕고 싶어"

21일 오전 11시께 충북 청주시 오송읍 호계리의 한 수해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넝쿨을 빼고 있다. / 이재규
21일 오전 11시께 충북 청주시 오송읍 호계리의 한 수해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넝쿨을 빼고 있다. / 이재규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 "몸은 힘들죠. 그렇지만 저분들(피해 농민)만 생각하면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앞장섭니다"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간 21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호계리의 수해 현장에선 80여 명의 자원봉사단체가 구슬땀을 흘리며 하우스 안 호박넝쿨을 빼냈다. 이들은 성인 남성 키보다 높은 넝쿨을 빼는데 힘들만도 했지만 오히려 서로를 격려했다. 이곳엔 1m 남짓한 높이의 그물에 물고기가 걸려 죽어있을 만큼 당시 수위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짐작케 했다.

자원봉사자 정진영씨는 "3일 째 수해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며 "몸은 힘들다고 말하지만 마음으론 한명씩이라도 더 돕고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봉사자 B(60대·여)씨는 "오늘 비닐하우스 온도가 체감상 50도가 넘는 것 같다"며 "무더운 날씨지만 이재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봉사를 나왔다"고 했다.

1시간이 지나자 간식과 커피가 이들에게 배달됐지만 대부분의 봉사자들이 음식을 못먹을 정도로 탈진 상태가 됐다.

봉사활동이 끝나 돌아가는 길엔 연거푸 "자연 환경 화이팅"이란 구호를 외치며 서로의 몸과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줬다.

21일 오전 11시께 충북 청주시 오송읍 호계리의 한 수해 현장에서 자연환경보존청주시협의회 자원봉사자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 자연환경보존청주시협의회
21일 오전 11시께 충북 청주시 오송읍 호계리의 한 수해 현장에서 자연환경보존청주시협의회 자원봉사자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 자연환경보존청주시협의회

최계분 자연환경보전청주시협의회 율량사천동 회장(60·여)은 "직작 생활 중 어느 날 문득 몸에 힘이 남을 때 봉사를 하자고 다짐하게 됐다"며 "우리 후대 세대를 위해 조금이라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원봉사자들은 비닐하우스 60여 동과 농작물 복구와 비닐하우스 안 부유물을 치우는데 집중했다. 또 이틀 전엔 양계장, 전날 수해를 입은 가정집을 각각 도왔다.

김진영 자연환경보존청주시협의회장은 "우리는 5일째 이재민들을 위해 봉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청주시를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봉사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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