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상비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아침의 습관으로 커피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해서 먹는 현대인들은 많다. 하지만 커피 안의 빨대가 바다 거북이의 숨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최근 10cm 길이의 플라스틱 빨대를 바다거북이 코에서 뽑는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면서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플라스틱 빨대 등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2018년 8월부터 식당과 커피 전문점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이 이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오히려 식당에 머무를 수 없게 되면서 플라스틱의 사용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저렴하지만 100년 이상이나 썩지 않을 정도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품을 줄이고 싶어도 마땅히 이를 대체할 수 없는 제품이 없다는 변명이 늘 따라붙었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친환경 국가 독일의 카페를 가면 음료가 담긴 유리잔에 나뭇가지 모양의 빨대가 꽂혀 있다. 바로 '먹는 빨대'이다. 이 빨대는 사과주스를 만들고 버려지는 부분을 활용한 것으로 음료를 다 마시고 과자처럼 먹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사과 씨의 단단한 부분을 주재료로 사용해 빨대의 강도와 형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영양적으로도 훌륭하다. 음료를 다 마시고 난 뒤 그대로 버려도 흙 속에서 완전히 분해된다.

사과로 만든 빨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옥수수전분, 쌀, 해조류, 사탕수수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통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친환경 소재 연구 기업인 롤리웨어는 다시마와 같은 바닷속 천연 식재료를 이용해 빨대를 만들었다. 더 나아가 과일이나 채소에서 추출한 색소를 이용해 컵과 빨대를 다양한 컬러로 만들어 미적 감각도 챙겼다. 대만에서도 식물성 섬유를 연구하는 벤처기업이 사탕수수의 섬유질을 이용하여 친환경 빨대 특허를 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쌀과 타피오카를 주재료로 빨대를 만들었다. 쌀로만 만들 때 단단함을 유지할 수 없어 상당한 시행착오 끝에 버블티에 많이 사용되는 타피오카를 이용하여 새로운 배합을 찾아내 개발에 성공했다.

이상비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이상비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이러한 친환경적 시도는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일회용품 구입비 약 242억 원과 폐기물 수거 처리비 약 69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와 맞먹는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소나무 311만 그루를 심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혁신적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해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국내의 저조한 플라스틱 감소 노력을 지적하면서 모범 사례로 베트남, 독일 등을 언급했다. '먹는 빨대' 외에도 환경오염을 막으면서 지속 가능한 음식을 만들기 위한 제품들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환경을 살리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홍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환경도 지키고 성공도 이뤄내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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