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잼버리 대원들이 9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남대 본관을 관람하고 있다. /윤재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잼버리 대원들이 지난 9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남대 본관을 관람하고 있다. /중부매일DB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운영 책임이 일단 자체단체의 몫으로 돌아갔다.역대 최대 규모라고 자랑한 새만금 잼버리는 실상 뚜껑을 열어보니 주최 측의 말잔치에 불과했다.시작하자마자 부실 운영과 열악한 부대 시설 등 각종 문제점이 불거져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내외 언론은 폭염 무대책과 의료 시설 부족, 부실한 식단, 비위생적 화장실에 야영장 내 편의시설 바가지요금까지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는 사전에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하지만 주최 측의 미숙한 대회 준비와 부실 운영, 무사 안일, 무책임이 겹쳐 온열 환자가 속출하는 등 대회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급기야 영국과 미국이 대원의 건강과 안전을 주장하며 조기 철수해 국제 망신을 샀다.중앙 정부가 서둘러 개선 대책에 내놓았으나 상황을 돌이킬 수 없었다.한술 더 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는 해결책 제시는커녕 서로 네 탓 공방 등 정쟁에만 몰두하는 불성스러운 상황을 연출해 비난을 자초했다.

세계스카우트 연맹은 여기에다 6호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기상 예보가 나오자 지난 7일 새만금 현장 조기 철수를 결정하고 잼버리 대원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한국 정부에 자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8일부터 전국 8개 시도로 대원들을 분산해 남은 기간 숙박 시설과 한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다양한 대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정부가 저지른 책임을 지방자치단체가 떠넘긴 셈이다.

새만금 대회에 참가한 대원은 158개국 4만3천여 명이다.갑작스럽게 국제 잼버리 대회 운영을 떠맡은 자치단체는 손님맞이에 우왕좌왕했다.그나마 대원들이 자치단체가 하루 만에 부랴부랴 준비한 프로그램에 만족하는 분위기를 보여 다행이었다.

충청권에는 23개국 1만932명이 배정됐다.충북은 일본과 칠레 등 3개국 3천258명, 충남은 스리랑카 등 18개국 6천274명, 대전은 브라질과 베트남 등 2개국 1천400명이다.

이들은 청주 역대 대통령 별장 청남대, 증평 벨포레 리조트, 단양 구인사, 충남 공주 공산성과 왕릉원, 부여 백제문화역사지구, 보령 머드축제, 대전 과학기술대학, 독립기념관 등을 찾아 한국의 역사 시설과 전통 문화, 과학 기술 등을 체험했다.

위기는 기회다.역설적으로 이번 문화 탐방을 대원들이 한국의 유구한 역사,아름다운 자연을 알리는 국제 홍보 전도사로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파행 책임은 대회가 끝난 뒤 따지면 된다.자치단체는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에 당혹스럽지만 대원들이 고국으로 떠날 때까지 어렵게 한국을 찾은 손님 모시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