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방류 전 마지막으로 회 사러 왔다'고… 생계 막막"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청주시 흥덕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판매코너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재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청주시 흥덕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판매코너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재원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정치인들은 우리 어업종사자들이 망하든 말든 신경도 안 쓰나 봐요"

24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청주 수산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23일 청주시 봉명동 농수산물시장은 오염수 방류가 된다는 소식에 인적이 드물 정도로 썰렁했다.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이 방류할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가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3개월 전부터 불안감이 증폭된 소비자들은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상인 A씨는 "어제는 손님이 좀 있었는데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 마지막으로 회를 사러 왔다고 했다'고 하더라"며 "여름에는 수산물이 잘 팔리지 않는 걸 감안해도 이 정도로 매출이 떨어진 적은 없었다"고 푸념했다.

특히 A씨는 "다음달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오염수 방류 때문에 호재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매년 추석에는 많은 고객들이 찾아왔지만 올해는 매출하락이 걱정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청주시 흥덕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판매코너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재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청주시 흥덕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판매코너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재원

10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해온 B씨는 “이달들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40% 줄었다"며 "방류 예고만으로도 매출이 급락했는데 내일부터 방류가 시작되면 누가 이곳을 찾겠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생계가 끊길 위기에 놓였는데 타격을 입은 수산 소매업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은 커녕 그 방안조차 여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상인 C씨도 "여당이든 야당이든 본인들의 입장 내세우기만 급급하다"며 "이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결정된 이상 수산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우병 사태 때는 호주산 소고기라는 대체재가 있었지만 수산물은 대체제가 없다"고 토로했다.

횟집 상황도 마찬가지다. 청주시 서원구 A횟집 정 모씨(29)는 "지난해 가을에 가게를 오픈했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오염수 방류에 손님이 끊길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한편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과 청주시는 매달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며 소비자 걱정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방사능 검사 결과 현황은 일일 단위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를 통해 도민들에게 공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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