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투수, 캔자스시티전 투구 빈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 주축인 해외파 투수들이 시차적응 문제와 컨디션 저하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평가전에서 부진했다.

WBC 한국대표팀은 9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구장에서 벌어진 캔자스시티와 시범경기에서 똑같이 9안타를 때렸으나 응집력 부족으로 4-7로 패했다.

대표팀은 전날 전체 휴식을 취했지만 여독을 확실히 풀지못한 모습이었다. 투수는 투수대로 집중타를 맞았고 야수는 야수대로 실책을 3개나 범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4강행을 염두한 듯 이병규(LG)-이종범(기아)-이승엽(요미우리)-최희섭(LA 다저스)-이진영(SK)-이범호(한화)로 이어지는 베스트 타선을 내세웠다. 선발 마스크는 진갑용(삼성)이 썼다.

WBC A조 예선에서 세이브를 2개나 따내며 한국대표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박찬호(33.샌디에이고)는 선발로 나와 2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맞고 2실점한 뒤 바통을 서재응(LA 다저스)에게 넘겼다.

박찬호는 이날 최고구속 151Km까지 찍었지만 감기 탓에 전반적인 몸놀림은 무거웠다.

3이닝을 책임진 서재응은 3,4회는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5회 앙헬 산체스와 안드레스 블랑코에게 각각 좌익수 앞 2루타와 우선상 3루타를 얻어 맞고 1점을 내줬다.

6회 나온 김병현(콜로라도)은 1이닝 동안 몸에 맞는 공 1개, 폭투 한 개 등으로다시 한 점을 헌납했고 7회 등판한 배영수(삼성)도 3안타 몸에 맞는 볼 1개로 3실점(2자책)하며 흔들렸다.

한국은 3회 이병규가 1사 후 우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폭투와 포수 패스트볼로첫 득점했고 5회 2사 2루에서 이종범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이어 9회 2사 1,3루에서 대타 홍성흔의 우선상 적시타와 이병규의 2루수 내야 안타로 2점을 보탰다. 이병규와 이종범은 각각 2안타씩을 터뜨려 체면을 세웠다. 캔자스시티가 매 회 다른 투수를 내는 바람에 공략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나 한국의 방망이는 전반적으로 쉽게 나오지 못하고 무겁게 돌았다.

경기 후 이종범은 "나 조차 시차 적응이 안 돼 '붕 뜬' 정신으로 임했다"며 "일본 후쿠오카 합숙 때처럼 1주일 정도만 미국에서 적응한다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대표팀은 10일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구장에서 2시간 가량 투타 훈련을 한뒤 11일 오전 11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지막 평가전에 나선다.

한편 예선전에서 한국에 일격을 당한 뒤 심기일전한 일본대표팀은 이날 피오리아 구장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의 역투와 4타수 2안타를 때린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의 활약을 앞세워 6-5로 이겼다.

우에하라는 이날 올 시즌 시애틀의 개막전 예상 라인업을 상대로 5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솎아내는 눈부신 투구를 펼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일본은 이날도 3-0으로 앞선 5회 가와사키 무네노리(소프트뱅크)의 번트 안타에이은 도루와 니시오카 쓰요시(지바 롯데)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태는 등 '빠르고 작은 야구'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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