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제577돌을 맞이한 한글날은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과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인 한글 사랑 의식을 높이며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글은 1443년 조선 제4대 임금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힘을 모아 훈민정음 (訓民正音)이라는 이름으로 창제해 1446년에 반포했다.

한글날은 1926년 11월 조선어연구회가 매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해 기념한 것에서 유래됐다. 가갸날은 1928년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었고, 1945년부터는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 원본 말문에 적힌 날짜에 근거해, 지금의 10월 9일로 기념하고 있다. 2006년부터 국경일로 지정됐고, 2013년부터 공휴일로 지켜지고 있다.

한국정부는 세종 어제의 서문과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을 1962년 국보 제70호로 지정했고, 1997년 10월 한글 창제의 원리와 사용법이 기록돼 있는 책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했다.

조선총독부는 1931년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1937년 중일전쟁을, 1941년 진주만 공격으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한반도를 일제의 병참 기지로 전락시켰으며 조선의 문인들은 물론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인권을 탄압하고 친일을 강요했다.또 내선일체를 위해 1943년 제4차 조선교육령 정책으로 조선어교육을 폐지하고, 한글 사용을 금지했으며, 일본어를 국어로 사용하도록 강요했다.

그러자 최남선, 이광수, 주요한, 채만식, 김동인, 서정주, 박영희, 노천명, 백철, 유치진 등 대부분의 조선 문인들은 친일문인이 됐다. 그런데 윤동주 시인, 수주 변영로 시인, 상아탑 황석우 시인, 조선어학회 회원인 일석 이희승 작가, 청록파의 지훈 조동탁·박목월(본명 박영종)·혜산 박두진 시인, '문장' 출신인 박남수·목남 이한직 작가, 제일 먼저 붓을 꺾었다는 홍노작·영랑 김윤식·이육사·이상화 시인·한흑구 작가, 벽초 홍명희·단재 신채호·해풍 심훈 소설가 등은 친일문학을 거부하고 민족문학을 수호해 한국문학사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다.

세계의 40여개 언어 가운데 창제 과정과 원리가 정확하게 밝혀진 언어는 한글 외에 거의 없다고 한다. 한글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한민족의 민족혼과 지역 정서, 천·지·인 3원 조화와 홍익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으며 한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어는 '국제 언어'로 세계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7천700만여 명이며, 전 세계 언어 중 모어 사용자 수에 따른 한국어의 순위는 14위라 한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그러므로 제577돌 한글날을 계기로 2022년 6월 현재 84개국 244개소에 개설돼 있는 세종학당을 중심으로 한글을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해 국제화와 세계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와함께 속어, 비어, 은어, 축약어, 사투리, 외래어 사용을 자제하고 표준어를 일상생활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국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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