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환경 어려워도 열정·재능 있으면 반드시 꿈 이룰 것"

편집자

초등학교 방과후수업때 우연히 플루트를 접한 예술 꿈나무는 스무살이 된 2023년 10월 '제63회 동아음악콩쿠르 시상식'에서 플루트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한국 클래식을 짊어질 샛별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기악과 플루트 전공 학생이자 청주꿈나무오케스트라 졸업단원인 변상훈씨 얘기다. 3남1녀 중 셋째로 태어나 넉넉하지 못한 집안환경을 딛고 촉망받는 젊은 예술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변상훈군. 지난 12월 1일 청주꿈나무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앞둔 그에게 음악이 주는 위로와 꿈,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초등학교 방과후수업에서 플루트를 처음 접했다. 집에는 오래된 플루트가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교회 봉사활동으로 연주하셨던 적이 있다. 초등학생 때는 손도 작고 해서 작은 플루트로 불리는 '피페'로 연습했다. 플루트와 똑같이 입술모양을 만들고 바람을 불어 연주하는 리코더처럼 생긴 악기였다. 선생님들께 몇번 수업을 받았을 당시에는 '너는 재능이 없고 너무 어려서 안된다. 서울에 한번 가봐라'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집안사정도 좋지 않았지만 그런 가르침 속에 자존감도 낮아졌다. 다행히 어머니 권유로 청주꿈나무오케스트라에 지원하게 됐지만 음악을 전공할 생각은 없었다. 마음 쉴 곳, 친구들 만나는 곳으로 다니다가 중1때 한예종 영재원에서 운영하는 영재발굴아카데미를 통해 본격적으로 음악 전공을 꿈꾸게 됐다. 저소득층, 다자녀 가정이 대상이었고 한학기에 한번씩 교수 마스터클래스와 한예종 출신 멘토에게 1대1 레슨을 열번씩 받을 수 있었다. 중2때부터 콩쿨에 나가보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 엄마가 은행 대출받아 사주신 플루트를 가지고 출전한 기억이 난다."

내수 수성초, 내수중학교, 충북예고 30기 졸업생인 그는 현재 한예종 2학년에 재학중이다. 혼자 상경해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조만간 한예종 근처 고시원으로 자리를 옮겨 학교를 오가는 동선을 줄일 계획이라고 했다. 3남1녀 중 셋째로 자신의 앞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그는 자신이 꿈을 꺾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원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까지도 CJ도너스캠프 후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꿈나무들을 후원해주는 제도들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다는 그에게 동아콩쿠르 수상은 어떤 의미일까.

"동아콩쿠르라는 타이틀은 최종 보스의 느낌이다. 제가 수상을 하고도 이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수상 이후 다시 플루트를 불어봤는데 보완해야 할 약점은 과제로 남아있었다.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 이런 고민을 지인들에게 털어놓으면 '그런 소리는 기만이다'라고 했다. 한편으론 억울했고 한편으론 오기가 생겼다. 한예종도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일반전형보다 실력적으로 탁월하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고시원에 올라와서 라면을 먹어가면서 연습했다. 독일유학파로 한예종 출신 박경호 선생님을 사사했다. 입학후에도 꼴찌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늘 월세 내기도 빠듯했다. 동생 용돈도 주고 엄마도 도와드려야 되는 상황 속에서 매순간 노력했고 중앙음악콩쿠르 본선에 올라 실력을 입증받았다. 돈때문에 좌절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동아음악콩쿠르를 준비했다. 일일 평균 5시간 이상 연습할 수 없었다. 한예종 시스템상 오롯이 연습만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도 없다. 저는 무엇보다 수면의 질을 중요시한다. 카페인이 잘 받는 타입이라 커피도 절제하며 먹는다. 콩쿨 2주전쯤에 스케쥴이 나오는데 콩쿨 시간에 맞춰 사이클을 바꿔 생활하려고 늘 노력한다."

K-클래식이 주목받고 있는 시기, 변상훈씨가 그려나가고 싶은 꿈은 뭘까. 그를 롤모델로 삼는 음악꿈나무 후배들과 그 부모님들에게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물었다.

 

변상훈 프로필

- 충북예술고등학교 실기우수 입학
- 제19회 CBS전국 청소년 음악콩쿠르 1위
- 제63회 전국학생음악콩쿠르 관악부문 최우수상(충북음협)
- 2021 FUOCO전국음악콩쿨 관악부문 최우수상
- 충북예술고 실기우수상
- 2023 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
- 중앙콩쿠르 본선 진출
- 동아콩쿠르 플루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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