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문학] 허건식 용인대 대학원 객원교수·체육학박사

WHAF김영섭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알사우드 왕자와 기사스포츠에 대해논의하고 있다.
WHAF김영섭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알사우드 왕자와 기사스포츠에 대해논의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는 2016년 4월 25일 발표된 <사우디 비전 2030>으로 많은 국가들을 설득한 것도 있다. 이 비전 2030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장기 국가 운영 계획을 2030년까지의 사회·경제·국가경영의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이 계획의 핵심 내용은 제도 개혁, 경제전략 수립과 석유 의존도 감소를 위한 산업정책 로드맵 작성과 세부 이행계획 마련 등이다.

이 중에서 스포츠와 관광영역을 들여다 보면, '성취감 있는 삶을 가진 사회'라는 주제로 3개 도시를 세계 100대 도시에 진입시키며, 각 가정마다 문화오락 활동비 지출을 현재 2.9%에서 6%로 확대하고, 최소 주 1회 운동인구의 비율을 현재의 13%에서 40%로 증가시키겠다는 것이며, 문화·오락 활동에 대한 지원 강화와 관련 규제장치의 정비 및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알키디아 F1 경기장 건립과 2029 네옴시티 동계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여 중동 최초의 동계 아시안 게임을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2027 AFC 아시안컵, 2030 리야드 엑스포, 2034 FIFA 월드컵, 2034 리야드 아시안 게임 유치에 성공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알울라(AlUla)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포함하여 무한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인들에게 일부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2만년이 넘는 미개척 역사를 가진 지역으로, 알울라국립위원회는 지역의 도시, 경제 및 문화유산 개발에 대한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접근 방식에 전념하고 있으며, 고고학, 관광, 문화, 교육 및 예술 전반에 걸친 발굴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75만평에 알무타딜(Almutadil)이라는 말산업전용 시설을 5년 뒤 완공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 곳에서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기사(騎射, horseback archery)월드컵 결선대회가 개최되었다. 사우디 왕자는 대회장을 찾아 세계기사연맹(WHAF)의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우디 2030의 계획을 설명하며 기사 종목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당부했다, 기사종목에 대한 흥미는 이슬람의 창시자겸 예언자인 무하마드(570-632)가 "자녀들에게 승마와 활쏘기를 가르치라"고 한 말과 전통을 통해 폭 넓은 영감을 주는 삶을 부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알울라 지역은 8천 여년 전부터 자발 이크마와 자발 알 아크라의 암각화와 비문에 다양한 형태와 예술적 스타일로 말을 묘사되어 있으며, 아라비아 반도에서 인간과 말 사이의 초기 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말과 활쏘기를 함께 하는 기사는 무슬림들에게는 매력적인 전통스포츠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허건식 체육학 박사
허건식 체육학 박사

원래 이 기사종목을 스포츠화한 것은 우리나라다. 2004년 강원도 속초 영랑호 체험단지에서 시작되어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 이르기까지 70여개국에 보급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오히려 중국, 일본, 중동 등의 국가들에게 사무국을 넘겨줘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정치적, 사회적 무관심이 낳은 결과다.

세계기사연맹뿐이 아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충주세계무술축제를 통해 설립된 세계무술연맹(WoMAU)과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주관기관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역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해외 국가들은 탐을 하는데, 국내에서는 무관심인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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