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프로야구 복귀 2안타 2타점 명성 입증

세계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구단'의 중심타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2003년 홈런 56개를 쏘아올려 '아시아 홈런왕'의 명성을 얻었던 이승엽은지난 해까지 일본 무대에서 '거포'로 인정받기에 2%가 부족했던 게 사실.

롯데 마린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던 2004년에는 2군 추락이라는 수모를 겪으며홈런 14개(타율 0.240)와 50타점에 그쳐 체면을 구겼다.

지난 해 롯데에서 홈런 30개를 기록하며 타율 0.260, 82타점으로 일본리그 적응에 성공했지만 '용병 슬러거'로서 명성에는 다소 못미쳤다.

또 올해 요미우리에 전격 입단하고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전지훈련팀에 합류 때문에 지난 달 19일 요미우리 스프링캠프를 `자의반 타의반'으로떠났기에 팀내 주전 경쟁에서 소외된 이승엽의 마음 한 구석은 찜찜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메이저리거들을 포함해 세계 정상급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WBC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뽐냈다.

이승엽은 일본 심장부이자 소속 팀 홈 구장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일본(5일)전 때 나루히토(德仁) 황태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극적인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전(13일)에서 지난 해 22승에 빛나는 `D-트레인' 돈 트렐 윌리스(플로리다)로부터 솔로홈런을 뽑아냈고 멕시코전(14일)에서도 2점 홈런을작렬, 한국의 4강 진출을 주도했다.

WBC 4경기 연속을 포함해 5개의 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타점에서도공동 1위(10타점)에 올랐다.

야구 본고장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이승엽은 20일 밤 일본 도착 때 기요타케 히데토시 요미우리 구단 대표가 마중나올 정도로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요미우리 이적후 첫 공식경기인 22일 야쿠르트와 시범경기에서 명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홈런은 없었지만 결승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의영양가 만점 방망이를 휘두르며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것.

0-1로 뒤진 4회초 우측 펜스를 맞히는 큼직한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들어 2-1 역전의 징검다리가 됐고 2-2로 팽팽하게 맞선 5회 2사 2, 3루에서는 2타점 우전적시타를 터뜨려 6-2 승리를 이끌었다.

1루 주전 경쟁을 펼칠 조 딜런이 4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고 4번 타자를 맡았던 주장 고쿠보 요시노부가 여전히 오른쪽 무릎 부상 중이어서 이승엽이 호조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붙박이 4번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요미우리 종신 명예 감독인 나가시마 시게오와 안타왕 장 훈, 홈런왕 오사다하루(王貞治)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등 걸출한 인물들이 거쳐간 요미우리 4번 타자로 역대 70번째 이름을 올리려는 이승엽의 활약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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