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투자유치국 신설 1년 인터뷰

편집자

충북도 투자유치국이 신설된 지 1년이 됐다. 기업 유치-산업단지 기반 조성-기업 애로지원까지 기업 투자지원의 일원화를 위해 구성한 전담조직이다.

신설 첫 해,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올해 투자유치 실적으로 11조7천815억원을 조기 달성했다. 충북도 투자유치국 공무원들을 만나 유치활동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충북도 투자유치국 신설 1년을 맞아 투자유치과 (뒷줄부터 시계방향) 김영삼·정태현·최수호·이정인·황선구·윤현중·오지훈·김정희·김태정 주무관, 이정숙 투자기업관리팀장, 강성규 과장, 조경순 국장, 김기완 외자유치팀장, 최이한 주무관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윤재원
충북도 투자유치국 신설 1년을 맞아 투자유치과 (뒷줄부터 시계방향) 김영삼·정태현·최수호·이정인·황선구·윤현중·오지훈·김정희·김태정 주무관, 이정숙 투자기업관리팀장, 강성규 과장, 조경순 국장, 김기완 외자유치팀장, 최이한 주무관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윤재원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투미'. 충북도 투자유치국 공무원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말이다. '투미'는 '투자유치에 미친 사람들'의 약자다.

투자유치국은 조경순(58) 국장을 중심으로 강성규(58) 투자유치과장 등 65명으로 구성돼있다. 이중 투자유치과는 4개 팀 17명이다.

 

전국 발품에 에프터서비스

충북도 투자유치과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윤재원
충북도 투자유치과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윤재원

대부분 투자유치업무 베테랑들이다. 강성규 과장은 투자유치과에서만 10년째다. 김영삼(46) 투자정책팀 주무관도 13년째, 정광해(45) 주무관 역시 11년째다.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국제통상과, 서울세종본부장, 충북경제자유구역청 본부장을 지낸 조경순 국장의 중앙부처·경제계 인맥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김영환 지사의 폭넓은 정계 인맥도 한몫하고 있다.

"지리적 이점 때문에 기업들이 충북으로 온다고 생각하는데 기업 한 곳을 유치하기 위해 수십번 방문과 면담, 수십차례 자료 전달, 애로사항 청취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조경순)

"MOU 체결 이후에도 할 일이 많아요. 공장 착공과 준공 지원, 기업애로 해결 등 에프터서비스까지 저희 몫입니다."(강성규)

윤종진(47) 투자유치팀장(서울투자유치단장)은 2020년 1월 합류 이후 4년간 130개 기업을 유치했다. 투자규모로 3조원이 넘는다. 한번에, 손쉽게 된 일은 없었다.

"온라인시대라 앉아서 자료 주고받는데 저는 아무리 멀어도 직접 찾아가서 만나요. 강원 정선, 경남 삼천포, 전남 장성도 갔어요. 발품팔고 주말에도 현지답사해주고 아무래도 '정성'에서 차이가 나니까 충북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윤종진)

윤 팀장의 목표는 '100억 짜리 기업 100개 유치'였다. 목표를 이뤘고 목표금액 1조원을 3배나 뛰어넘었다.

올해 1월과 7월 투자유치과로 발령받은 김태정(38·여) 주무관, 오지훈(37) 주무관은 '젊은피'로 부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도청 내 극인싸들이 모인 곳이 투자유치과에요. 업무추진방식이 영업맨에 가까워요. 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많게는 30번 가까이 방문해 기업과 소통하고 충북의 강점을 어필해요. 고충이 있으면 같이 욕하면서 해결책도 찾아봅니다."(김태정)

'충북 영업맨'들은 기업이 부르면 어디든 간다. 밤낮, 휴일 가리지 않고 전국을 누빈다.

황선구(44) 외자유치팀 주무관은 출근하자마자 경제신문 스크랩과 외국인투자 동향 파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외국인투자기업 유치는 산업구조에 있어 새의 양 날개와 같아요.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는 물론이고 외국의 첨단기술과 경영기법 도입으로 경쟁력 제고, 고용창출 등 국내에 부족한 성장동력을 확충합니다."(황선구)

두드리면 열린다…수십번 두드리면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기억에 남는 기업유치로 정광해 주무관은 2006년 SK하이닉스 청주 유치를 꼽았다. 연관산업 발전 효과가 특히 컸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청주에 오면서 국내 반도체시장을 주도하고 경제성장을 이뤘어요. 충북이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 등 첨단전략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기여했어요."(정광해)

현대모비스는 충남 당진과 경쟁해 충북 충주가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6월 협약한 투자규모만 5천억원에 달한다.

윤종진 팀장은 올해 4월 유한양행의 음성 유치를 성공시켰다. 투자규모는 600억원. 혼자 자료를 만들고 분석하고 설득했다.

"유한양행이 동춘천산업단지 이전을 거의 확정지은 단계였어요. 직접 동춘천산단에 가서 단점을 분석하고 음성용산산단으로 올 경우의 장점을 비교해줬어요. 부지 형태, 주요 도시간 이동거리, 고용환경 등을 꼼꼼히 분석했죠. 기업이 원하는 정보를 발빠르게 공략한 것이 유효했어요."(윤종진)

식품업계 대기업 S사를 제천으로 유치하기 위해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3년간 공식적 만남만 25번, 기업이 원하는 자료 작성·전달 40회, 부지에서 현장설명 8번 등이다.

LG엔솔 오창공장은 1년 전 협약했는데 착공 지원을 위해 국장, 과장이 밀착 대응해 인허가기간을 6개월반에서 2개월로 앞당겼다. 한국교육환경연구평가원, 충북대, 충북도교육청, 청주시청, 국토안전관리원 등 5개 기관을 방문해 기업과 같이 인허가를 받으러 다녔다.

"LG엔솔의 경우 위험물안전관리법 시행규칙에 이차전지 생산공정 특례 규정이 없어서 특례를 신설해 규제를 완화해줬어요. 소방인허가 6개월 단축에 비용절감도 누린 거죠."(강성규)

"최근 외투기업과 간담회에서 외국인 관계자가 "우리 기업의 충북 내 투자가 확정되면 당신들은 투자금액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받는가?"라고 묻길래 "우리는 투자유치공무원으로 보람과 자부심이라는 인센티브를 받는다"라고 답변해 상대방의 빗장이 풀어진 적이 기억에 남아요."(황선구)

이달 첫 대만기업 유치에 성공했는데 조경순 투자유치국장이 대만기업 대표와 중국어로 카톡을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조경순 국장 제공
이달 첫 대만기업 유치에 성공했는데 조경순 투자유치국장이 대만기업 대표와 중국어로 카톡을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조경순 국장 제공

이달 첫 대만기업 'e-Vehicle' 유치에 성공했는데 조경순 국장이 기업 대표와 중국어로 소통하며 친근감과 정성을 보인 점이 한몫했다.

 

올해 11.7조원…양적·질적 성과

국 신설 첫해 성적표는 '엑설런트'다. 올해 11조7천815억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냈다. 당초 목표 10조원을 웃돌았다.

민선 8기 출범 1년6개월 실적을 봐도 이달 말 기준 38조4천615억원을 달성했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제조업분야뿐 아니라 벤처기업과 소프트웨어기업, 미래 신산업 분야까지 외연을 확장했다.

외국인투자유치도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올해 5천506억원을 기록했다. 6차례 해외투자유치단 파견, 200여 차례 출장·상담의 결과물이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투자유치 우수지자체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투자유치는 ---다.

충북도 투자유치국 신설 1년을 맞아 투자유치과 (뒷줄부터 시계방향) 김영삼·윤현중 주무관, 김기완 외자유치팀장, 강성규 과장, 황선구·오지훈·배인주·정태현·최이한·김정희·김태정 주무관, 조경순 국장, 이정인 주무관, 이정숙 투자기업관리팀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윤재원
충북도 투자유치국 신설 1년을 맞아 투자유치과 (뒷줄부터 시계방향) 김영삼·윤현중 주무관, 김기완 외자유치팀장, 강성규 과장, 황선구·오지훈·배인주·정태현·최이한·김정희·김태정 주무관, 조경순 국장, 이정인 주무관, 이정숙 투자기업관리팀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윤재원

투자유치에 대해선 간절함을 담은 구애활동이자 경제활성화에 꼭 필요한 비타민 같은 존재이고 충북의 미래 라고 표현했다.

"투자유치란 끊임없는 구애다. 지극정성으로 사랑에 골인한다고 해도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꾸준한 관심을 쏟아부어야 합니다."(김태정)

"투자유치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과정. 마음을 얻은 후에야 보람과 자부심이라는 인센티브, 값진 투자유치의 열매가 있으니까."(황선구)

"충북의 미래다. 기업이 들어와야 인구가 늘고 도시의 생명을 이어가니까."(윤종진)

"오케스트라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도청, 기업, 관계기관 등이 함께 이뤄내는 하모니니까. 멋진 곡을 완성하기 위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노력도 필요합니다."(강성규)

"비타민 같아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처럼 충북경제 활성화에 꼭 필요하니까. 투자유치가 없으면 충북경제가 휘청거릴 겁니다."(정광해)"

"투자유치는 '레시피'다. 부지, 폐수처리장 등 기업이 원하는 입맛에 맞춰 만들어줘야 최종 완성되니까."(조경순)

"충북도민을 위한 최고의 복지 라고 생각해요. 일자리 창출도 되고 세수도 나오고 충북경제 원동력이니까."(오지훈)

서울에 상주하는 충북도 투자유치팀 공무원들이 파이팅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한 주무관, 윤종진 투자유치팀장, 유상훈·박경찬 주무관. /충북도
서울에 상주하는 충북도 투자유치팀 공무원들이 파이팅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한 주무관, 윤종진 투자유치팀장, 유상훈·박경찬 주무관. /윤종진 팀장 제공

충북도 서울투자유치단 사무실에는 이런 문구가 써있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할 것인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할 것인가? 여기서 하지 않으면 어디서 할 것인가?' 충북도 '투미'들의 구애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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