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프로야구 LG가 올 시즌의 열쇠가 이대형(23)에게 있다고 단언했다.

이대형은 지난 시즌까지 주로 대타나 대주자로 나오던 프로 4년차 외야수로, 전지훈련을 치르면서 주전 톱타자로 내정됐다.

이순철 LG 감독은 23일 시범경기 롯데전이 끝난 뒤 "이대형이 제대로 해준다면 팀 색깔이 전체적으로 바뀔 수 있다"며 "올 시즌 키플레이어로 단연 주목할 선수는 이대형이다"고 말했다.

비시즌에 거포 마해영을 기아에서 데려와 이병규-마해영-박용택으로 이어지는 좌-우-좌 클린업트리오가 완성된 만큼 앞에서 득점기회를 만들고 투수를 흔들어줄 요원을 배치하는 게 타선의 `화룡점정'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LG는 지난 시즌 톱타자 부재로 고심을 거듭했다.

중심타선에 서야 할 중장거리 타자 이병규가 1번에 나왔고 1번도 번갈아 나오던 4번 타자 박용택이 리그 도루왕에 오르는 희한한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순철 감독이 타선의 열쇠로 기대를 걸고 있는 이대형은 지난 시즌 127타수에서 도루를 무려 37개나 성공했다.

박용택이 472타수에서 43개를 훔친 걸 감안하면 이대형이 실전에서 기대에 부응할 때 얼마나 상대를 흔들어줄지 상상이 된다.

100m를 11초에 끊는 좌타자 이대형은 일본이 자랑하는 빅리거 스즈키 이치로처럼 내야땅볼을 치고 달려나가는 게 주요 출루법이었다.

지난 시즌 타율은 0.268. 전지훈련에서는 배팅훈련에 열을 올린 결과 타격이 한층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때리는 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면서도 "방망이에 힘이 실리면서 타구가 빨라져 발이 상대적으로 느려지면서 되레 출루에 역효과가 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농담했다.

이대형은 이날 경기에서 1회말 이상목에게서 좌전안타를 뽑아 출루한 뒤 3번 박용택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선제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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