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지효 교육부장

지난해 정부가 킬러문항을 없애고 변별력을 높여 치른 첫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으로 SKY(스카이)와 서울 소재 최상위권 대학 경쟁률만 높아졌다.

'킬러문항' 배제 기대에 '혹시나?'하고 학교를 잘 다니던 대학생들까지 반수 대열에 합류하고, 지방대에서 '인서울' 대학으로의 진입과 의대·치대·약대 쏠림 현상도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하락세를 유지했던 교육대학은 경쟁률이 상승해 5년만에 가장 높은 경쟁률을 찍었다.

입시전문 종로학원이 분석한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의 경쟁률은 4.4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경쟁률인 3.07대 1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인류학과 18.0대 1, 불어교육과 14.0대 1, 천문학 전공 9.03대 1, 원자핵공학과 8.43대 1, 소비자학 전공 7.60대 1 등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시 경쟁률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번 정시모집에서 연세대의 경쟁률은 4.62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3.68대 1과 비교해 경쟁률이 상승했다.

지난해 정시에서 3.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고려대는 이번 정시모집에서 4.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6.73대 1을 기록했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의 경쟁률은 3.80대 1로 내려갔다. '의대 쏠림' 영향 탓이다.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이번 수능이 유독 어려웠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재수를 불사하는 고득점 재학생과 최상위 대학을 노리는 N수생의 소신 지원이 더해진데다 수능 변별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향지원 패턴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가운데 9개의 지방거점국립대 중 충북대학교가 1천30명 모집에 6천191명이 지원해 6.01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충북대 정시 가군 수능 일반전형은 총 412명을 선발하는데 2천827명이 지원해 6.86대 1의 경쟁률을, 정시 나군 수능 일반전형은 531명 모집에 2천933명이 지원해 5.5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높은 경쟁률이 나타난 학과는 정시 가군에서 약학과로 16대 1의 경쟁률을, 정시 나군에서는 국어국문학과로 8.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국가거점국립대인 충북대의 7년 연속 정시 경쟁률 1위는 고무적일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진행되는 글로컬대학30의 순항으로 더욱 경쟁력을 갖춘 거점국립대로 도약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와 함께 교대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올라간 것도 눈에 띈다. 전국 13개 교대 및 초등교육과의 정시 경쟁률은 3.20대 1이다. 지난해에는 1.96대 1을 기록했다. 최근 교권 추락 등의 문제와 맞물려 교대 경쟁률은 떨어지는 추세였다. 그런데 이번 정시에서 교대 정시모집 경쟁률이 올라간 건 수시 미선발 인원이 정시로 대량 이월된 데 따른 영향이라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교대의 인기가 회복된 게 아니라 낮아진 합격 점수로 인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지효 교육부장
이지효 교육부장

교대를 비롯한 일반 대학 정시에 응시한 수험생들도 낮아진 합격점수로 점수에 맞춰 입학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적성은 무엇과 맞는지를 잘 결정해 소신 지원해야 한다. 점수에 맞춰 맞지 않은 학과에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면 아까운 청춘의 시간을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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