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미정 정치행정부장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더불어민주당)이 공격받고 있다.

오는 제22대 총선 출마를 결단하면서부터다.

상대 정당인 국민의힘이 아니다. 친정집인 더불어민주당에서다.

노 전 실장은 제17·18·19대 3선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주중대사 등을 지낸 중량감 있는 지역정치인으로 꼽힌다. 그의 출마가 유독 시끄러운 이유는 뭘까.

노영민 전 실장은 지난 11일 출마기자회견에서 "어떻게든 쓰임새가 되어달라는 부름, 온전히 받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당 내외 출마 권유가 많았고 '책임있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수많은 질책 속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 일부는 노 전 실장의 출마를 요구하고, 일부는 출마를 막는 모습이다.

노영민의 출마를 반대하는 이들은 민주당 내 이재명 당대표 지지자들이다. 소위 친명계(親이재명)다. 노영민은 대표적 친문(親문재인)으로 비명계(非이재명)다. 비명계인 노영민이 등판하자 친명계가 나서서 반대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출마반대 부류의 주장은 크게 두가지다. 왜 노영민이냐, 왜 상당이냐다. 노영민이 출마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강일 상당지역위원장과 이현웅 전 한국문화정보원장 등 당내 경쟁자들이 열세에 처할 우려 때문이다.

'충북민주연합', '잼사모', '미래포럼' 등 3개 단체는 노 전 실장 출마기자회견시간보다 30분 일찍, 같은 장소에서 출마반대기자회견을 열어 맞불을 놓았다. 이들은 "검사독재 윤석열 정권을 탄생하게 만든 일등공신을 향한 한숨섞인 비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충북민주연합', '잼사모'는 이재명 당대표 지지 당원들 모임으로 알려졌다. 미래포럼은 청주상당에 출마하는 이현웅 전 원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당내 경쟁자인 이현웅 전 원장도 노 전 실장의 출마선언 하루 전날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 탄생의 빌미를 제공한 책임이 큰 노영민 실장께서 본인의 원래 지역구인 흥덕을 떠나 갑자기 상당구로 출마한다는 것은 노욕 밖에는 어떤 명분도 없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청주서원에 출마하는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도 "민주당의 혁신을 열망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지를 꺾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그도 친명계다.

출마반대 부류들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일부 설득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왜 흥덕이 아니고 상당이냐는 비난을 들여다보면 청주권 4개 선거구 중 민주당은 청주상당에서만 깃발을 꽂지 못했다. 바꿔 말하면 민주당 입장에서 청주상당은 국민의힘 5선 정우택 의원이 지키고 있는 험지일 수 있다. 전략공천 상황도 아니다. 경선과정이 남아있다.

청주상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노영민은 출마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답했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 약전골목 '영신가구점'의 넷째로 태어났고 상당구에 있는 석교초등학교를 다녔고 주성중학교, 청주고등학교를 거쳐 대학 진학 전까지 주요 무대는 상당구였다고.

민주당 내 출마반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런 답이 돌아왔다. "너무 환영을 크게 받아서 괜찮다. 정치적인 반대자 내지는 경쟁자들의 '있을 수 있는 행동'"이라고. 그리고는 뼈있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정치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는데 페어플레이가 좋다"고.

김미정 정치행정부장
김미정 정치행정부장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똘똘 뭉쳐서 원팀을 외쳐도 부족할 판이다. 탈당, 신당 창당 등으로 분열위기를 맞고 있는 민주당, 험악해지는 정치까지 거들 셈인가.

'너무 멀리 가면 되돌아오기 힘들다'는 노영민 전 실장의 출마의 변이 여러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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