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정혁 진천군 가족친화과 주무관

대한민국의 단합된 국민성은 전 세계가 알아준다. 경제 최대위기였던 IMF 구제금융 사태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집안의 금이란 금은 다 모아 국난극복을 위해 단합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5천만여 국민들이 다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며 축구로 하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단합된 국민성과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우리나라는 젠더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한 여성 국회의원의 피습이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격이냐, 아니냐'로 논쟁이 벌어지고, 한 게임 캐릭터의 손 모양이 남성을 '비하하는 것이다, 아니다'로 한 때 뜨겁게 이슈가 되기도 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23년 세계 젠더격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 지수는 조사에 참여한 146개국 중 105위, 특히 경제참여·기회부문에서는 114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의하면 2023년 12월 기준 15세 이상 비경제활동 인구가 남성이 27.2%인데 비해 여성의 경우 44.8%로 여성이 남성보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약 1.5배 이상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젠더 간 갈등의 원인을 젠더격차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이렇듯 우리 사회 곳곳에 젠더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젠더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국가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과 사업들로 분명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나부터 실천하는 젠더갈등 극복을 위한 노력으로 인식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최소 세 가지 원칙만 잘 지켜져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버리기이다.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는 무의식적으로 여성의 역할과 남성의 역할을 단정지을 때가 많이 있다. 물론 신체구조 상 물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역할을 단정짓지 않는 것이 젠더갈등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둘째 상대방의 외모를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남녀를 떠나 '남(여)자 몸매가 좋다,' '옷 스타일이 남(여)자답지 못하다' 등의 발언은 젠더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물론 말의 저의가 칭찬 또는 상대방이 걱정되어서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젠더의 갈등은 '가볍게 던진 말 한 마디로부터' 라는 생각을 해보면 사소한 것이 사소한 것이 아닐 수가 있다.

셋째 젠더의식의 내재화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나 회의가 필요할 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고, 부족한 부분에 있어서는 학습과 지역사회 활동 참여 등을 통해 극복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충북 도내에는 7개 시군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어 지역주민 참여단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진천군 또한 여성친화도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침 진천군은 현재 여성친화도시 군민참여단원을 모집 중에 있는데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 곳곳의 양성평등 정책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젠더의식을 내재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강정혁 진천군 가족친화과 주무관
강정혁 진천군 가족친화과 주무관

복잡다단한 현대사회 문제들 중에 분명 젠더갈등은 실로 반드시 극복해야할 요소다. 나부터 젠더갈등 극복을 위한 노력을 실천함으로써 이 갈등이 실타래 풀리듯 술술 풀린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이 3가지 원칙으로부터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노력하여 젠더갈등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 자녀 세대들은 젠더갈등으로 속상해하고 반목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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