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흙살림아트센터, 17일·24일 개관마당 개최
주민 협업 통한 자생·자율적 문화생태 조성 기대
전시·공연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 공존하는 상시공간 활용

청원군 오창읍 각리 1길 85에 위치한 '오창흙살림아트센터'에서 상설전으로 선보이는 지등 전시.
청원군 오창읍 각리 1길 85에 위치한 '오창흙살림아트센터'에서 상설전으로 선보이는 지등 전시.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흙을 살리는 농사, 유기농의 중요성을 실천해 온 흙살림바이오(대표 이태근)가 청원군 오창읍 각리 1길 85에 '오창흙살림아트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이곳은 농업회사법인 흙살림바이오가 창고로 쓰던 공간으로 지난 2015년 내수로 이전한 이후 7년여간 비어있던 공간이다.

오창흙살림아트센터 폐공장 전경.
오창흙살림아트센터 폐공장 전경.

이곳에서는 '휴식과 재충전의 복합 문화공간'을 모토로 오창 지역주민의 문화적 협업을 이끌어 자생적이고 자율적인 문화생태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공연과 전시, 건강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우선 오는 17일 임시개관과 24일 정식개관 마당을 통해 선보일 공간의 운영방향은 전시, 공연, 문화예술교육 등 생산과 향유 중심의 예술활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유기농 먹거리 체험, 유기농 먹거리 장터 등 건강한 먹거리를 매개로 한 식문화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쳐진다.

이는 독립적으로 진행되기도,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실험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어서 지역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 개관과 동시에 선보이게 될 첫번째 프로그램은 미술전시로 오창지역 어린이 60여명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어린이들은 평소에 즐겨먹는 식품을 주제로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융합 프로젝트를 통해 '건강한 식탁'이란 주제를 상기시킨다는 계획이다. 어린이들의 작품전시는 가족이 건강한 먹거리를 고민하는 자리로, 아이들의 재능과 끼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로 지역주민간의 소통의 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흙을 살리는 농사, 유기농의 중요성을 실천해 온 흙살림바이오(대표 이태근)가 청원군 오창읍 각리 1길 85에 '오창흙살림아트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태근 오창흙살림아트센터장과 소리꾼 이자 센터 수석 디자이너인 조동언씨.
흙을 살리는 농사, 유기농의 중요성을 실천해 온 흙살림바이오(대표 이태근)가 청원군 오창읍 각리 1길 85에 '오창흙살림아트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태근 오창흙살림아트센터장과 소리꾼 이자 센터 수석 디자이너인 조동언씨.

이번 복합문화공간 활용은 이태근 흙살림바이오 회장의 통큰 결단과 소리꾼이자 문화기획자로 활동 중인 조동언씨가 수석 디자이너로 참여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예술문화 프로젝트다.

조동언씨는 오창의 지리적 여건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오창읍은 청주시 청원구 북쪽에 위치했으며 미호강을 낀 넓은 평야지대와 서북쪽으로 형성된 구룡성 산지로 이뤄져 있다. 오창은 한자로 오동나무 오(梧)에 창고 창(倉)을 쓰는데, 그 이름처럼 햇빛과 물과 바람으로 농사를 지어 수확한 곡식을 보관하던 창고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청주에서 가장 너른 평야를 지닌 오창에서는 가을 수확철에 거둔 곡식을 가득 쌓아놓고 농한기에 마을잔치를 열어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를 연주하며 신명을 나누는 대동 한마당을 펼쳐왔다. 천혜의 곡창지대와 문화적 전통을 갖춘 오창은 현대로 오면서 '문화 불모지'로 전락한 상황이다. 오창인구가 7만명 정도로 청주시 읍면동 중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고 평균연령은 37.2세로 충북혁신도시와 비견될 정도로 젊은 층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1987년 12월에 확정된 중부권종합개발계획을 근거로 2002년에 준공한 오창과학산업단지의 영향으로 오창읍에 젊은 근로자층 유입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그럼에도 문화시설은 '오창호수도서관'에 그칠뿐이다. 오창읍에서 10년간 농사를 짓고 있는 도시농부로서 오창이 품은 문화적 잠재성에 주목하게 됐다. 이태근 회장의 결단으로 '창고'에 복합 문화공간을 마련하게 돼 오창의 문화를 부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 이유다."

흙살림바이오 대표이자 오창흙살림아트센터장인 이태근씨는 '유기농'을 선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유기농업의 아버지인 원경선 풀무원 원장, 한국 농민운동 대부인 유달영 박사, 대한민국 사회운동가이자 생협운동가인 박재일 회장 등 국내 친환경·유기농업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인물들 중 하나다. 토착미생물의 아버지이자 유기농업을 이끌어 온 선구자인 그는 현재 괴산에 거주중이다.

괴산은 세계유기농엑스포가 개최되는 곳이자 한국유기농업의 아버지 원경선 기념관, 한살림의 아버지 박재일 선생의 묘소와 마을, 유기농업을 선도하는 흙살림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흙을 살리는 농사, 유기농의 중요성을 실천해 온 흙살림바이오(대표 이태근)가 청원군 오창읍 각리 1길 85에 '오창흙살림아트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태근 오창흙살림아트센터장.
흙을 살리는 농사, 유기농의 중요성을 실천해 온 흙살림바이오(대표 이태근)가 청원군 오창읍 각리 1길 85에 '오창흙살림아트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태근 오창흙살림아트센터장.

이태근씨는 창고를 활용한 아트센터 개관배경에 대해 부연했다.

"오창흙살림아트센터가 문을 여는 곳은 농업회사법인 흙살림 연구소 오창센터가 있던 곳이다. 흙살림은 유기농업의 생산력 향상을 위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모임으로 30여년전 시작됐다. 이후 유기농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센터를 열게 됐고 건강한 먹거리, 흙을 살리는 농사,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상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지난 1991년에 첫발을 뗀 흙살림은 2004년 1월에 흙살림연구소 오창센터를 개소했고, 2015년에 사세를 확장하여 청주 내수로 이전하게 되면서 오창센터를 비우게 됐다. 7년여간 잠자던 창고가 다시 복합 문화공간으로 부활하기에 적합한 곳이라 결정하게 됐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이 있듯 문화는 풍족한 먹거리에서 비롯된다. 예전의 제천행사와 마을잔치가 대부분 풍농을 기원하고 수확에 감사하는 의례였던 것에 비추어보면 먹거리와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유기농업을 선도한 흙살림 연구센터가 있던 공간의 문화공간의 재탄생은 '지역 문화콘텐츠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오창의 '창'이 창고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창고형태의 공간을 '새로운 문화지대 오창'으로 설계한다면 오창만의 독특한 상징성을 띈 문화자산이 될 것이라고 본다." 
 

오창흙살림 아트센터 프로그램은?

오창흙살림아트센터는 주민과 만들어가는 '오창문화'를 지향하며 관객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주체가 돼 독창적인 지역문화를 구축해 나가는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보적 예술과 건강한 식문화를 창조하고 향유함으로써 지역 공동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시켜 문화적 결과물을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오는 5월 26일까지 '농사체험 박물관'을 상시 운영한다. 새끼꼬기 부터 장대 오래들기, 벼 타작 등 농사를 접목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건강한 먹기를 생산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등전시 및 오창 어린이 그림 초대전'으로 젊은 층 유입을 꾀하고 문화 욕구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등전시의 경우 소리꾼이자 지등전문가로 활동 중인 조동언씨가 기획하고 전시를 이끌어 나가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유기농 토마토 요리체험, 브로콜리 새싹쌈 비빔밥, 산삼체험, 전통 뻥튀기 튀겨가기 체험, 떡만들기, 지등만들기, 유기농 마켓과 문화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관람 및 체험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며 자세한 사항은 전화(☏ 043-216-8179, 010-4417-3396)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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