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불가능서 가능을 창조한 정신"

편집자

1919년 3월 1일 대한민국 곳곳에서 독립운동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매년 이맘때면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1919년 그날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는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이다. 가슴 깊이 새기고 잊지말아야 한다. 
3·1절이 올해로 105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3·1절이 갖는 의미와 독립정신, 독립기념관의 상징성과 올해 추진하는 주요 계획 등에 대해 한시준(사진) 독립기념관 관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한시준 독립기념관 관장은 3·1절에 대해 "흔히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것을 떠올리지만 3·1절은 독립을 선언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식민지지배를 받고 있었지만 1919년 3월 1일 '우리는 일제의 식민지지배를 부정한다', '우리는 독립국'이라며 독립을 선언했다. 그리고 한국의 독립을 세계에 알리고 독립을 실현하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만세시위는 수단이고 본질은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한 관장은 "독립을 선언한 후 40여일만인 4월 11일에 독립국으로 대한민국이란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는 것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관장은 독립기념관이 갖는 가치와 상징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반만년 역사를 유지해 온 우리 민족이 살아남느냐 없어지느냐 하는 생사의 기로에 선 적이 있었다. 일제의 식민통치가 수탈에만 그치지 않고 한민족을 일본민족으로 만들어 한민족의 존재를 없애려는 소위 민족말살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제의 정책에 순응하면서 일본인이 되고자 하는 일부 세력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이를 거부하고 민족의 존립과 독립을 위해 독립운동에 나섰다. 그 결과 독립을 쟁취했고 우리 민족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어 "독립기념관은 엄숙하고 경건해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래야 하는 곳이 아니"라며 "일제와 싸워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곳이 독립기념관"이라고 강조했다. 

한 관장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역사상 1천년래 제1 대사건으로 '묘청의 난'을 꼽았다. 

반만년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은 1919년 독립선언, 그리고 대한민국이란 국가와 임시정부를 수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919년 3월 1일 독립을 선언하고 40여일만인 4월 11일에 독립국으로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세웠다"며 "대한민국을 세우면서 민족의 역사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단군의 고조선부터 1910년 대한제국까지 반만년의 대부분은 군주가 주권을 행사하는 전제군주제의 역사였고 구성원들은 의무만 지닌 백성이란 이름으로 살았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현재 우리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고 민주공화제 시대에, 권리를 갖는 국민이란 이름으로 살고 있다"며 "3·1독립선언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것이 민족의 역사를 180도 바꾸어놓은 역사적 대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는 자료수집과 연구를 통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밝혀내고 6개의 전시관과 특별전시회를 통해 독립운동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군인, 공무원, 학생을 비롯해 일반 국민들에게 독립운동의 의미와 저력을 확인하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교육하고 있다.  

한 관장은 독립정신은 '불가능에 도전해 가능을 창조한 정신'이라고 한다. 

"독립운동을 흔히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비유한다. 계란으로 바위를 부술 수 없듯 일제와 싸워서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없었다. 일제 때 많은 지식인들이 일제에 협력하는 길을 택했다. 계란으로 바위를 부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이라고 이를 모를리 없습니다. 그렇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부수겠다며 도전하였습니다. 결국 바위는 부숴졌고, 독립을 쟁취하였습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낸 것이지요, 이것이 독립정신"이라고 얘기했다.

매년 반복되는 일본의 역사왜곡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차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과거의 일을 잊지마라. 뒤에 일어날 일에 스승이 되기 때문이다(前事勿忘 後事之師)'라는 격언이 있다"며 "과거는 미래를 대비하는 거울이며 일본의 역사왜곡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독립기념관 전경. 

지난해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K-컬처 박람회와 관련해 그는 "K-컬처 박람회는 한국의 문화와 더불어, 독립운동의 역사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시작한 것은 독립운동가들이었다고 했다. 대한제국이 망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 '은둔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독립운동가들이 중국·러시아·미국·유럽 등 세계 각지로 나가 활동하면서 또 열강들이 국제회의를 할 때마다 찾아다니면서 한국이란 나라가 국제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한류의 시작은 독립운동이었고 독립운동은 세계 인류가 공통으로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라고 했다. 

한 관장은 "독립운동은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분출한다. 계란을 가지고 바위를 부수어낸 기적과 같은 정신적 힘을 갖고 있는 것이 독립운동"이라며 "독립기념관은 이러한 정신적 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낸 독립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