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규 사회부

충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그들이 있어야 할 병원을 떠나고 있다.

환자들을 방치한 이기적인 의사들은 정부와의 소통을 묵살하고 그들이 원하는 요구사항만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의사들의 특권인식과 이기주의를 비판한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다.

2018년에 제작된 의학드라마 '라이프'에서는 극 중 지방의료원 활성화를 위해 일부 과를 서울에서 지방으로 옮기려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의사들은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자 병원 총괄사장 구승효는 의사들에게 "강원도에서 아이를 낳으면 중국보다 산모가 더 많이 죽는다는 기사가 사실이냐"라고 묻는다.

이에 산부인과장은 "그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모든 의료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순 없다"고 말한다.

구승효는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았나? 여러분들 (히포크라테스 선서한)의사지 않는가. 여러분이 지방에 가면 그 사람들 안 죽는거 아니냐"며 "여기가 회사였다면 지방으로 발령나자마자 그 지역으로 가서 자기들 살 집부터 알아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한 의사가 "우리가 일반회사원들과 같습니까?"라고 말하자 구승효는 "그럼 뭐가 그렇게 다르냐"고 되묻는다.

의사들의 특권인식이 드러나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극 중 구승효가 언급한 산모통계는 실제 2007 ~ 2008년도에 보건복지부 통계에 나와있다고 한다.

충북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충북은 이미 전국 최하위 의료취약지로 손꼽히고 있다.

북부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땅한 병원이 없어 강원도 원주, 서울 등 먼 거리로 진료를 보러 다니고, 남부권도 필수의료병원이 부족한 지 오래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소식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결정했다.

의료취약지구 활동 인력 전국 평균 수준 확보 및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대응 인력 등의 이유다.

이에 따라 전국 최소 규모였던 의대 정원(충북대 49,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40)이 최소 200여명으로 늘어나 지방의료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러나 이 정책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밥그릇 챙기기에 나섰다.

최근 충북에서 전체 전공의 200명 중 160여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대표적으로 충북대병원 전공의가 차지하는 이탈 인원이 120여명으로 가장 많다.

이 때문에 충북대병원은 병상 가동률과 수술비율이 40%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응급실에서도 몇몇 시술과 야간 안과 진료가 불가능하다.

도민들은 충북 최대 병원에서 아플 때 치료받지 못한다는 불안한 생각을 떨칠 수 없게 됐다.

국민은 이번 의대정원 확대를 압도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국민은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환자들을 놔두고 집단 이기주의를 이어가는 의사 집단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규 사회부
이재규 사회부

의사들은 자신의 본분을 잊어선 안된다.

의대 졸업 때 외친 "나는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다하겠다"라는 선서를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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