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범욱 공군사관학교 발전후원회 회장·㈔한국수필가연대 회장

우리 한반도는 동방의 대륙 끝자락에 위치하여 바다를 건너서면 섬나라 일본이다. 지정학적으로 이를 사이에 두고 샌드위치나 다름없는 약육강식의 전쟁터였다. 유사 이래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고려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 조선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이 한국사 3대 대첩으로 오늘날까지 전래돼 오고 있다. 시기적으로 을지문덕이나 강감찬 장군은 오랜 민족사의 영웅이 되었지만 전적지가 북녘땅이다 보니 알 수 없는 역사의 현장이다.

노인 폄하 논란이 한창인 오늘날 '내 나이가 어때서'에 들뜨지 않고 농사일을 돌보며 지금도청주 흥덕구 옥산면 천수천 주변을 섭렵했다. 국사봉에서 국사리 일대를 돌아보니 충현사 강감찬 장군의 위패를 모신 묘역이 눈에 들어온다. 중국 대륙의 외적으로부터 침입을 지켜준 민족적 위인의 성지가 들어서는 입구부터 초라하기 그지없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적 안위가 최우선이다. 조선조 임진왜란의 선조, 병자호란의 인조, 지난날의 역사적 치욕을 알면서도 일본에 강점되어 대륙진출의 길을 열어준 고종까지 모두 무능한 군주였다.

세계 2차대전이 끝나며 남과 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는 사상과 이념으로 대치되어 북한 공산정권은 한국전쟁의 비화를 남겼다. 말로만 유토피아지 주체사상으로 얼룩진 암흑의 디스토파아(Dystopia)가 된 북녘땅이다. 지금도 동구의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남의 나라에 무기까지 지원하며 남과 북이 대리전을 하고 있는 우리 민족이다. 자유민주화 되었다는 우리 한국 금년에는 4월의 국회의원 총선으로 '권력에의 의지'가 아수라장이다.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이나 다름없다. 2030년이면 강감찬 장군이 서거한 지 1천년이 되어가며 말 많고 탈도 많은 주변의 사적을 다시 한번 검증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첫째로 사람의 시신도 천년이 되면 산화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발굴되었다는 묘지석 이라도 전문가를 통한 과학적인 판독을 다시 한번 시도해보아야 한다. 보다 더 오래된 고구려 광개토대왕비도 디지털로 재현해 공개를 하고 있는 오늘의 첨단과학이다. 전해 내려오는 구전에 의하면 장군이 말년을 인근의 동림산과 국사봉 일원에서 보낸 것이 확실하다. 더 이상의 물증이 나오지 않고 새로운 묘역이 발견되지 않는 한 이미 확정된 묘역을 정비하고 확장하며 성역화해 나가야 한다.

둘째로 청주 흥덕구의 지명도 운천동에 위치했던 고려의 흥덕사지에서 유래 되어 었다. 직지심체요절의 금속활자본은 우리 조상의 문화유산으로 세계화된 청주의 자랑거리다. 성역화된 강감찬 장군의 묘역과 직지를 연계한 관광벨트를 활성화 시켜 청주를 찾는 방문객이라면 이곳을 참관하여 조상의 얼을 되새겨야 한다.

셋째로 나라를 지켰던 한 영웅호걸이 잠든 이곳은 우리 민족 모두의 순례 현장이 되어야 한다. 수신제가에 가정에서도 손에 손을 잡고 방문하여 장군의 호국정신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필수적인 역사교육이 선행되어야 하고 현장을 방문하여 애국심을 북돋아 주고 깨우치는 배움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 정치 권력의 일선에서 앞장서는 위정자들 또한 이곳을 찾아 자신을 돌아보는 수련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이범욱 공사발전후원회 명예회장·(사)한국수필가연대 회장
이범욱 공사발전후원회 명예회장·(사)한국수필가연대 회장

지금 우리의 주변 안보 상황은 천년전 거란의 고려 침입 때와는 판이하다. 한민족인 북한은 공산주의에 주적이 되어 공산권 중국 러시아와 동맹체제에 핵무장까지 갖추고 있는 더 위험한 적성 국가다. 장군의 출생지 서울의 낙성대, 인헌 초등학교, 축제, 해군함정 명명 등에 비교하더라도 장군의 묘역을 너무나 부실하게 방치시킨 죄책감이다. 통일신라 시대의 장보고는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해 한중일 해상무역의 대사로 위세를 떨쳤던 해상왕이었다. 남의 나라인 중국의 산둥반도 법화원에 동상과 기념관이 있고 일본의 교토 엔라쿠지에도 비석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역사의 교훈과 거울이 되고 있는 강감찬 장군의 묘역이다. 우리의 모두의 성찰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관계 당국의 특별한 관심과 정비가 절실한 유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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