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의대 549명 증원 시민 반응
소아 외상센터 등 인프라 부족 현실
정원 증가 점진적 추진 필요성 지적
지역인재 외부유출 방지 장치도 과제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이주호 부종리 겸 교육부 장관의 의대별 증원 계획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이주호 부종리 겸 교육부 장관의 의대별 증원 계획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 사례1=두살배기 쌍둥이를 키우는 한 부부는 아이가 다쳐 아이를 치료하기 위한 병원을 찾아다녔으나 인근 대전 병원까지 가야할 뻔했다. 충북 전체에 소아 외상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쌍둥이 부모는 네 군데 이상 방원을 돌아다니다 천만다행으로 지인 찬스(?)로 성인 외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더 크게 다쳤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례2= 78세 아버지가 속이 좋지 않아 설사병이 났지만 거동도 불편하고 기력이 없어 이동이 어려운 상태에서 자식들이 퇴근 후 병원을 모시고 가려고 했지만 마땅한 야간 병원이 없어 야간진료를 하는 소아과를 찾았다. 장염 진단을 받고 치료 후 돌아오긴 했지만 소아과 전문의는 어르신 진료는 혹시 모르니 내일 다시 내과에 방문해 보라고 권유했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전경 / 윤재원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전경 / 윤재원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방침을 정한 후 충청권에 549명이 증원돼 충북대 총 200명,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 총 100명으로 충북에 211명이 늘고 대전 충남도 338명이 추가 배정됐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의대 증원에는 찬성하지만 지역인재 외부 유출 방지 장치 마련, 한꺼번에 늘리는 것보다 점진적 증원 필요 등을 과제로 지적했다.

사례 1에서 보듯 소아과는 있지만 소아 외상센터도 전무하고 사례 2에서 보듯 갑자기 병원을 가야할 경우 마땅히 갈만한 병원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청주에 사는 A씨는 "학교 다니던 타과 대학생들도 재수하고 다시 의대 시험 볼 것 같다"며 의과대학 진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송에 사는 B씨는 "증원은 하되 현재 의사들 처우도 개선해 주고 지역인재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며 "지역의대에서 키워낸 의사들이 전부다 서울로 가면 곤란하다. 기피과에 대해서는 수가도 높여주고 학비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 C씨는 "증원은 필요하지만 갑자기 89명에서 300명으로 늘린다면 교수진도 부족할테도 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실습실이나 실습용 기구들도 부족할 것"이라며 "영구적으로 지역이탈을 막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 지나면 또 서울이나 대도시로 빠져나갈텐데 정부와 의협의 싸움에 칼자루는 의사들이 쥐고 있는 것 같고, 고래싸움에 국민들만 죽어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질문에 답한 시민들은 대부분 의대 증원은 찬성하지만 한꺼번에 증원하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로 인프라 개선, 지방의대생 늘린다고 지방의료가 해결될까? 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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