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청부사' 거스 히딩크(59) 감독의 러시아 축구대표팀 사령탑 취임이 임박했다.

히딩크 감독은 1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NOS방송 '홀랜드 스포츠' 프로그램에 출연해 "러시아 축구협회와 무게있는 대화를 나눴다. 에이전트가 계약을 위한 마지막 세부사항을 협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 "구체적인 계약조건의 보완만 남은 상태다. 그것만 정리되면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 시즌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에인트호벤과 계약이 만료되는 히딩크 감독은 2006독일월드컵이 끝나는 7월부터 호주 대표팀 감독직을 접고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히딩크 감독의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종료 이후 2년 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조항을 포함시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러시아 대표팀을 지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히딩크 감독은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얘기를 나눴는 데 러시아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어하는 의지가 대단했다"며 "대표팀 감독으로서 외부의 간섭없이 내 뜻대로 팀을 만들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쉽게도 러시아가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과 열성으로 지도하면 그리 길지 않는 시간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에인트호벤의 기술이사직도 계속 맡겠다"며 "네덜란드와 러시아를 오가면서 대표팀을 지도하겠다"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축구를 잘 아는 현지 코칭스태프와 네덜란드 코칭스태프를 섞어서 팀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대표팀의 상황을 분석한 뒤 팀을 만들어 나갈 작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02년한일월드컵에서 각각 네덜란드와 한국을 4강까지 진출시키면서 '월드컵 4강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은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에인트호벤 감독으로 취임해 올 시즌 팀의 통산 19번째 네덜란드 프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히딩크 감독은 특히 에인트호벤 사령탑을 맡으면서 호주 축구대표팀 감독까지 겸임해 호주의 32년만의 월드컵 본선진출까지 일궈내는 등 세계적인 명장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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