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극協 '천상천하유아 直指'
청주연극협회(대표 문길곤)는 오는 4일 오후 4·7시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연극 ‘천상천하 유아 직지’를 공연한다. 희곡작가 김태수씨가 쓴 작품을 이창구 전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연출했다.
직지를 소재로 한 가요와 공예품, 오페라가 대중에게 선보인 적은 있지만 연극공연으로 첫 무대여서 작품에 쏟아지는 관심이 남다르다.
청주연극협회는 “세계 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가 청주 흥덕사에서 제조된 사실에 기초해 그에 따른 실체를 명확히 알리고 사실과 진실에 가까운 실체적인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힘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연극 직지를 소개했다.
희곡작가 김태수씨는 “역사에 기록된 실존의 인물이 실제처럼 살아 움직이고, 직지가 보관되어있는 프랑스와 한국을 잇는 숨가쁜 대장정과 숨어있는 직지의 의미가 이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살아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직지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주인공들이 겪는 이야기를 풀어낸 연극의 주요 줄거리는 이렇다.
직지에 관한한 최고의 권위자인 한국대학 한갑수 교수에게 어느 날 프랑스 대사관으로부터 한 통의 긴급전화가 걸려온다. 직지에 관해 꼭 듣고 싶은 긴급한 말이 있으니 직지가 소장돼 있는 파리의 국립도서관으로 와줄 수 없겠느냐는 요청이다. 파리로 날아간 한 교수는 도서관장 뽈랑드와 그곳 사서인 한국계 여인 차현실로부터 기묘한 얘기를 듣게 되고, 한 교수는 드디어 직지에 관한 모든 것을 들려주는데 때는 1352년 고려 공민왕 1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청주 흥덕사에 기거하며 제자들과 함께 수행중인 백운스님은 어느 날 즉석법회를 하다 누군가 던진 질문에 말문이 막히면서 자기의 깨달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던중 2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혼구제를 위해 천도재를 지내 달라며 찾아온 연화는 백운에게 연정은 느끼게 되고 백운은 더 많은 깨달음을 위해 스승을 찾아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세월은 흘러 연화는 백운에 대한 그리움을 끊기 위해 비구니가 되고 묘덕이라는 법명을 얻는다.
한편 백운은 스승인 청공화상으로부터 부처와 고승들의 어록을 기록한 직지심체요절을 책으로 받고 우여곡절 끝에 여주 취암사에서 입적한다. 그의 제자들은 스승이 설법하고 다녔던 직지를 정리하기로 하고, 청주에서 많이 나는 철을 이용하기로 한다.
그러나 법린은 여주는 철이 없으므로 목판으로 같은 직지를 정리하기로 하고 묘덕은 두 작업을 위해 자기의 전 재산을 시주하기로 한다. 드디어 청주 흥덕사에 임시 마련된 주자소. 갖은 실패와 고행 끝에 결국 금속활자로 스승의 필생의 뜻인 직지가 정리돼 책으로 나온다.
연극은 한갑수 교수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해 다시 직지에게 일어난 신묘한 현상이 백운 화상의 뜻을 다하지 못하고 타국에 갇힌 직지의 고통임을 설명하며 끝을 맺는다.
연극은 직지가 세계최고라는 사실에만 집착해 직지의 궁극사상인 형체는 일체 無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음을, 그 형태를 만든 정신과 사상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번 연극은 전석 초대로 열린다.
김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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