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 국회의원

중부내륙철도노선을 둘러싸고 지난 1년간 충주시민들간의 뜨거웠던 공방이 이제 막을 내렸다. 충주시가 지난 12월 20일자로 당초노선(감곡-앙성-금가-충주-살미-수안보)을 선택, 건교부에 다시 건의하게 된 것이다.

먼저 당초노선으로 의견을 모아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특히 이를 앞장서 이끌어주신 충주시의회, 리·통장협의회장단,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등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환경파괴 등 당초노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일리있는 주장을 펼쳐주신 충주환경련과 일부 시민들께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번에 당초노선의 선택은 한마디로 주민자치의 참실현이요 민주주의의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수년전 이미 확정된 당초노선을 금년초 충주시가 시민이용과 거리 먼 기업도시 통과노선(감곡-기업도시-달천-살미-수안보)으로 변경하려 했던 것을 시민들이 분연히 일어나 되찾아낸 산물이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부내륙철도노선은 처음부터 당초노선 하나만 존재했었다.

여주-충주-문경간 철도계획이 '00년 국토4차종합계획에 처음으로 반영될 때도 그랬고, '02년 여주-충주간 예비타당성조사 시에도 '03년 충주-문경간 예비타당성조사 시에도 그랬다.

'04년 국회에 들어가자마자 중부내룩철도 기본계획예산 14억원을 반영시켜, '05년부터 기본계획 용역이 진행될 때도 건교부는 당초노선 하나만 갖고 검토하였다.

그런데 금년 2월 충주시가 느닷없이 기업도시 통과 노선을 주장하는 바람에 추진일정은 1년 가까이 지연되고 지루한 공방이 벌어졌다. 결국 김호복시장이 당초노선으로 결론을 내려 건교부에 다시 건의한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대신 우리는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

금년 초에 확정해야할 기본계획이 내년으로 미뤄졌고 그것도 당초노선을 갖고 관계부처협의를 다시 밟아야하는데 어떻게 될지 아직 불확실하다. 설령 관계부처 재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금년부터 시작할 기본설계 등 전체적인 일정이 1년씩 뒤로 미뤄지게 되었고, 올해 어렵게 확보한 기본설계비 20억원은 한 푼도 써보지 못한 채 다른지역의 철도예산으로 빼앗겨버리는 수모를 당하였다. 더군다나 사업이 지연되다보니 물가상승으로 총사업비가 증가되고 자연히 타당성(B/C)이 낮아진다고 판단해 혹시 '02년 실시한 타당성에 대해 재검증작업에 들어가지 않을까 간이 조마조마하다.

중부내륙철도와 관련하여 그동안 정부측과 대략 협의한 일정은, '05년에 기본계획을 마치고, '06~'07년에 기본설계, '08년에 실시설계, 그래서 '09년 착공하여 '14년 전후에 개통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05년에 기본계획비 14억원을 반영하였고 '06년에 기본설계비 20억원 '07년에 기본설계비 40억원을 반영하여, 기본계획은 전구간에 대해 금년 초 까지 끝내고, 기본설계는 우선 여주-충주구간을 올해 시작하여 내년에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철도노선 공방으로 얻은 것도 많았고 잃은 것도 많았다. 시민들이 원하는 노선을 다시 찾았고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값진 경험을 얻은 반면, 많은 시간을 낭비했고 예산을 도둑 맞았고 대외적인 신뢰를 잃은 면도 적지 않다.

우리는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공청회, 여론조사는 기관협의에 필수요건은 아니다. 주민을 대표하는 분들의 당초노선 지지율이 도의원 100%, 시의원 79%, 리통장협의회장단 88%,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88% 이었던 것만으로도 이미 주민의견수렴은 충분했으리라 본다.

그 정도 선에서 결단을 내렸더라면 올해 확보한 기본설계비 20억원은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도노선과 관련된 공방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본계획·기본설계·실시설계를 조속히 확정짓고, 조기에 착공·완공하는데 21만 시민의 힘을 모으는 일이다. 그리하여 시민 모두가 '전철타고 서울가는 꿈'을 하루빨리 실현해야 한다.

어쨌든 충주시민들은 위대했다. 그 위대한 저력을 주민자칟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유감없이 보여주신 시민들에 대해 역사는 높이 평가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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