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만 되면 '다사다난' 이라는 수식어가 늘 쓰이긴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어수선하다.

최근 노무현대통령의 '작심발언'이 정가는 물론 이땅의 '장삼이사'들에게도 뜨거운 화제를 몰고왔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증오와 분노'에 찬 발언에 대해 언론은 정치적 계산이나 배경, 향후 전개될 파문등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지만 서민들은 그저 짜증스럽기만 하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양극화의 심화로 썰렁한 세밑을 맞이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어차피 먹고살기 힘든 현실에서 희망보다는 절망을 얘기하는 대통령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멀리 갈것도 없이 올해는 충북에서도 유난히 갈등과 반목이 두드러졌던 한해 였다. 일례로 본보에서 선정한 10대뉴스를 보면 좋은일보다는 나쁜일이 훨씬 많았다.

'하이닉스 이천공장증설', '중·북부지역 물폭탄', '교권추락', '충북협회 반목과 갈등', '공공기관 개별이전 갈등',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 '한창희 충주시장 낙마' 등 우리를 우울하게 한 뉴스가 줄을 이었다.

특히 정부가 수도권에 LG전자, 팬택등 4개 기업의 공장증설을 허용한 것은 그동안 일관되게 지켜왔던 수도권규제정책에 크게 후퇴한 것으로서 지역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혁신도시 선정이후 진천·음성과 제천이 공공기관 개별이전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분도론'과 '혁신도시 반납론'까지 등장한 것은 이 문제로 지역분열의 골이 얼마나 깊었는지 상징하고 있다. 이와함께 청주·진천의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부모들의 협박에 무릎을 끊은 사건과 급식잔반사건은 전국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교권추락의 안타까운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물론 음성출신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유엔사무총장에 당선되고 청주공항의 국제여객이 13만명을 돌파했다는 즐거운 소식도 있다.

새해엔 어둡고 절망적인 뉴스보다 밝고 희망적인 뉴스가 많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치단체장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호만 외칠것이 아니라 실천해야 한다. 기업을 유치해야 고용이 창출되고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

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 수도권 팽창을 비난하면서 각 시·군 균형발전에 소홀히 하는것은 모순이다.

무엇보다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나와 내 집단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도 국가와 지역발전에 저해된다.

올해보다 더 나은 새해가 되려면 '나'보다는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해년은 희망으로 채워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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