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구 / 천안북중 국사과 교사

지난해 말 2007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나고, 2006년 12월 13일 그 결과가 발표된 이후 대입 준비생들의 관심은 온통 논술과 심층면접으로 쏠려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입 수능시험문제가 전년 보다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어 수능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작년 12월과 올 1월에 치러지는 논술시험과 심층면접의 결과에 따라 대입의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200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논술을 반영하는 대학은 21곳이고, 논술 반영 비중은 대학에 따라서 최저 3%에서 최고 10%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그리고 2008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통합 교과형 논술을 반영하는 대학이 45곳이고, 통합논술 반영 비중이 10-30% 정도 된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인 서울대와 상명대 서울 캠퍼스가 통합논술 비중을 30% 이상 반영한다고 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통합 교과형 논술은 전 교과목을 아우르는 다학문적 성격의 논술로 인간의 삶과 학문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른 교과 간의 경계를 소통으로 허물면서 자기 주도적 학습(self-directed learning)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있고, 다양성·개성·비판정신·창의력 등을 구체적 특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통합 교과형 논술은 교육 현장에서 입시 위주의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지양하고, 교과 간의 경계를 허무는가 하면, 학생들로 하여금 이해력과 작문력은 물론 창의력·분석력·비판력·종합적 사고력·문제 해결력 등 고등정신기능을 증진시키는 데에 많이 기여하여 교육개혁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언어, 수리, 논리, 시사교양 등 다양한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통합 교과형 논술은 고등학교의 현행 분과형 교육과정 체계와 전혀 맞지 않아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의 김경범 연구교수에 의하면, 대입 통합 교과형 논술 시험은 교과서 내용을 종합 사고해 논리적인 글로 표현하는 시험으로, 틀에 박힌 논리를 서술한 글보다는 자신의 체험이나 생각을 표현한 창의적인 글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대의 논술시험 평가기준을 보면 100점 만점에 이해력과 분석력이 20정논증력이 30정창의력이 40정표현력이 10점을 각각 차지하고 있어, 대입 논술 전문학원의 천편일률적인 주입식 족집게 논술교육은 대입 논술시험에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한다.

그리하여 대입 준비생들이 대입 통합 교과형 논술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자기가 원하는 대학의 요람과 입시 요강을 사전에 입수하여 논술출제 경향과 반영 비율을 알아보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특히 기출제 문제와 예시 문제를 철저히 분석해 풀어보고 첨삭지도를 통해 자기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둘째로 학생들이 너무 지나치게 사설 대입 논술 전문학원의 단기 족집게 논술과외에 의존하지 말고 학교 수업에 충실히 임하며 평소에 교과서는 물론 인문·사회·자연 과학을 융합한 좋은 글들을 많이 읽고, 토론 과정을 거쳐 철학적 사고를 많이 해 보아야 한다.

셋째로 수능시험이 끝난 후 논술시험을 볼 때까지 약 1개월 동안 가능한 한 매일 한 편씩의 논술을 써보면서 글쓰기 감각을 익히고,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주어진 시간 내에 어법(띄어쓰기, 맞춤법, 문장의 기본 구조)·원고지 사용법·문제의 유의사항이나 조건·채점 기준 등에 유의하면서 논리적으로 실감나게 접속사를 남발하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넷째로 매일 논설문의 백미(白眉)라 할 수 있는 주요 일간 신문의 사설을 수집해 읽고, 요약 정리하는가 하면, 각종 현장체험 학습에 적극 참여하여 다양한 경험을 하고, 친구들과 시사토론을 벌려 여러 가지 인간과 사회 문제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 논술시험에 많이 도움이 된다.

다섯째로 방과 후 학교 논술강좌와 EBS의 논술강좌를 청취하고, 주요 일간·주간 신문과 잡지의 논술 관련 기사를 논술학습에 참고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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